▲자료 : 한국은행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특별 관리를 해왔던 생필품 52개 품목(MB 물가지수)의 가격은 3년 동안 꾸준히 올라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2.6%나 올랐다. 이에 반해 가계 소득은 대부분 미미한 수준으로 늘었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0년 국제노동기구(ILO)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부터 3년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이 계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기균 충남경제진흥원장은 자신이 쓴 <고환율의 음모>에서 2008년부터 3년 6개월 동안 명목임금 상승률이 7.3% 미만이었다고 주장했다.
'747공약'으로 표를 끌어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임기 초반부터 공약과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강만수 사단의 억지춘향식의 환율 정책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삼성 등 대기업에 막대한 부를 몰아주었으며, 고물가에 시름하는 서민들은 날이 갈수록 늘었다. <고환율의 음모> 송기균 원장에 따르면, 2009년 환율폭등으로 수출기업은 77조 원 이익을 얻었지만, 국민들은 63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대기업의 곳간을 채워준 고환율 정책, 이것이 MB노믹스의 실체였다.
이렇듯 경제 정책에 실패한 MB정부가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카드는 다름 아닌 저렴한 대출이었다. 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안 돼 죽겠다'고 하소연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시계를 풀어주며 미소금융을 찾아가라고 했다. 이 뿐만 아니었다. 몇 차례 연거푸 내놓은 주택정책은 말이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이지 실상은 저렴한 대출을 알선할 테니, 집을 사라는 것이었고 결국 이는 '건설사 살리기'가 됐다. 대학 등록금은 또 어떤가? 반값 등록금에 대한 화답은 든든학자금대출(취업 후 상환 학자금)을 이용하라는 것이었다. 전세난이 터져도, 소 값과 배춧값이 폭락해도 대책은 저렴하게 대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 은행 문턱을 낮추는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출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고 대출 이후 수습책이 전무했다는 데 있다. 은행 문턱 낮추어 놓았으니 대출 받아 해결하라는 임기응변식의 정책으로 국민들의 순간 불만을 무마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빚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었다. 워킹푸어, 허니문푸어, 하우스푸어, 에듀푸어, 실버푸어까지… 빚 권하는 정부가 만들어 낸 비극적인 계층의 희극적인 이름이다.
저렴한 대출, 서민들 살리는 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