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노랑어리연.
성낙선
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 '건넌들' 늪지대의 연꽃단지에 연꽃 향기가 점점 더 짙어가고 있다. 수련과 노랑어리연 같은 종류의 연꽃들이 십오만여 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연못을 서서히 메워가는 중이다.
이름 아침, 수련이 연잎 위로 조용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수련은 꽃잎이 흰색을 띤 것과 자주색을 띤 것 두 가지다. 물빛은 검고 탁한데, 그 위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꽃봉오리에는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다.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다. 그저 청순하기만 했으면 덜 눈이 갔을 텐데, 그 청순한 얼굴에 밝고 화사한 빛까지 더했다. 모든 종류의 연꽃들이 그렇듯이, 어떻게 그처럼 어두운 물속에서 이토록 밝은 빛깔의 꽃들이 피어나는지 알 수 없다.
수련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피었다가 저녁 노을과 함께 잠들어 수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수련은 해가 떠 있는 한낮에만 제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 일찍 피어난 꽃이 저녁에 지기 시작하는 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