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유지된 '감영'...원주는 강원도의 중심이었다

[김수종의 원주 여행기, 2] 한지, 강원감영, 드림랜드 등 볼거리 많아

등록 2012.07.29 14:55수정 2012.12.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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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치악산 구룡사를 둘러 본 우리들은 인근 학곡리 마을에 있는 '치악산 드림랜드'로 갔다. 서울에 드림랜드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지만, 이곳 원주에도 드림랜드가 있다니, 같은 회사가 거의 같은 시기에 운영을 시작하여 서울은 없어지고, 원주는 아직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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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산 드림랜드 수영장이 좋다 ⓒ 김수종


오래된 시설이라 별로 볼 것도 없고 인구도 많지 않은 원주에 자리하고 있어 찾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도리어 한적하여 미술관, 박물관,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 6월~8월 휴가철에는 제법 붐빈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동헌 설매 미술관과 상설전시관, 체험관을 둘러 본 다음, 수석전시관, 공예전시관, 도예전시관, 동물원, 놀이동산 등을 보고서, 좌측에 있는 수영장을 살펴보았다. 조용히 피서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가족과 함께 이곳에 와서 산책을 하거나 수영을 하면서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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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산 드림랜드 놀이공원,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수영장 등이 있다 ⓒ 김수종


숙소는 인근의 학곡마을에서 민박을 하거나 치악산유스호스텔 혹은 좀 더 가서 학곡낚시터 부근에 있는 치악산호텔도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연우랑 조만간 이곳에서 수영을 할 생각이다. 한 달 동안 이웃 횡성군에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여름방학영어캠프에 입소한 연우랑 8월초 일요일에 만나 수영장에 가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드림랜드를 둘러 본 우리들은 다시 차를 타고 원주시 무실동에 자리한 '원주한지테마파크'로 이동했다. 원주는 강원감영이 있던 곳이라 종이의 쓰임이 많았고, 사질양토가 풍부하고 햇빛이 강해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의 번식과 성장이 좋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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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한지테마파크 원주는 한지가 유명하다 ⓒ 김수종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원주시 단구동 일대에는 한지공장이 15개 정도 남아있을 정도로 원주한지는 유명하다. 사찰과 관공서를 중심으로 한지의 소비가 많았고, 최근에는 한지를 이용한 한복, 공예품, 장신구, 생활용품은 물론 한지문화제, 한지패션쇼, 전국규모의 한지대전 등을 개최하여 한지의 부흥과 소비 촉진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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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한지테마파크 한지의 재료가 되는 닥나무 ⓒ 김수종


원주시 호저면(好楮面)의 경우 지명조차도 '닥나무 저(楮)'자를 써서 닥나무 밭이 많았던 곳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닥나무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관목인데, 1년생 줄기가 한지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같은 종류의 닥나무라고 해도 기후와 토질에 따라 섬유의 폭과 길이가 달라져 품질에 영향을 준다. 특히 닥나무 껍질을 이용하여 만든 한지는 매우 질기고 튼튼하여 세상에서 가장 우수하고 오래가는 종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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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한지테마파크 한지로 만든 한복 ⓒ 김수종


그래서 예부터 선인들은 '종이는 천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년을 간다'고 했다. 지난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는 비단보에 쌓인 누런 종이가 발견되었다. 서기 751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누런 종이 두루마리는 낡아서 헤어지기는 했지만 천년이 넘는 세월에도 종이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이 한지에 기록된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인 '무구정광다라니경'이다. 이는 당시까지 세계 최고로 알려졌던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경'보다 20년 이상 앞선 것으로 세계종이문화사에 매우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또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어낸 '직지' 1377년 본은, 보존 상태가 우수하여 현재도 프랑스의 국립박물관에서 그 진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우리의 한지기술은 대단하다.

원주에는 현재 한지를 소개하고 이용하는 각종 전시기획과 공연 및 공예기술을 전수하는 '원주한지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원주의료고등학교와 지역의 대학과 함께 한지를 다양하게 이용하는 의류개발과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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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한지테마파크 한지로 만든 넥타이, 한지 , 공예품 등을 팔고 있다 ⓒ 김수종


우리들은 1,2층의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다시 1층 판매장으로 와서 한지로 만든 한복과 이불, 넥타이 등을 구경하고서는 판매장에서 한지 몇 장을 기념으로 샀다. 원주가 이렇게 한지가 유명한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원주한지테마파크를 둘러 본 우리들은 다시 차를 타고 원주시 일산동에 위치한 '강원감영'으로 갔다

사적 제439호인 강원감영은 강원도관찰사가 근무를 하던 곳으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 강원도의 중심으로 원주의 위치와 역할을 짐작하게 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적으로도 비록 원형에 가깝지는 않지만 감영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원주, 전주, 평양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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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감영 관찰사가 머물던 곳이다 ⓒ 김수종


태조4년은 1395년 원주에 설치된 강원감영은 선화당, 포정루, 청운당 등이 원래 위치에 남아있고 중삼문지, 내삼문지, 담장지 등의 유구가 보존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강원감영 이전의 원주목 관아의 건물지 등이 땅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 관아 건물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강원감영은 1896년 감영이 춘천으로 이전하기까지 약 500년 동안 유지되었다. 강원감영의 청사로 이용된 선화당은 정면 7칸, 측면 4칸의 단층 건물로 팔작지붕이 특징이다. 선화당의 정문인 포정루는 2층 누각으로 정면이 3칸, 측면 2칸인 초익공집이며 팔작지붕의 겹처마로 한국전 당시에 파손되었다가 보수한 것이다.

강원감영에는 당시 중앙에서 파견된 관찰사를 비롯한 간부 5명과 문서와 세금업무를 담당하던 영리, 감사와 중군 및 영리를 보조하던 영아전, 각종 군사 및 경찰업무를 담당하던 무임, 기술적인 업무를 담당하던 장인 이외에 군관, 군병, 공노비 등 1만 5천 명 정도가 근무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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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감영 500년 동안 강원도의 중심이었던 원주감영 ⓒ 김수종


강원감영은 비록 원래의 크기에 비해 크기도 건물도 많이 줄기는 했지만, 원주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다. 원주시에서는 현재 강원감영을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감영문화학교를 개설하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감영사랑방의 운영과 1박2일의 숙박체험도 실시하고 있다. 감영까지 둘러 본 우리들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단계동에 위치한 궁중한정식집인 '미향'으로 이동했다.

지난 4월부터 원주시는 지역의 모범업소 6곳과 함께 원주시민들이 21세기 원주의 맛을 대표할 음식이 되었으면 하고 추천한 두 가지 메뉴 중 하나인 '뽕잎황태밥'을 준비하여 6월 중순에 출시했다. 참고로 다른 하나는 아직 개발 중에 있는 '복숭아불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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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가 새롭게 만들어 출시한 뽕잎황태밥 정갈하고 맛있다 , 원주시는 복숭아불고기와 뽕잎황태밥을 21세기 원주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밀고 있다 ⓒ 김수종


원주에서 많이 나는 뽕잎은 루틴과 칼슘, 철분을 비롯한 50여종의 미네랄이 풍부하여 당뇨, 뇌졸중,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등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완화 및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높다. 따라서 웰빙식으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뽕잎황태밥은 뽕잎과 평창군의 대관령에서 건조되는 황태로 밥을 지어 구수한 맛과 감칠맛이 좋아 반은 된장으로 비벼 먹고, 나머지 반은 간장으로 비벼서 먹었다. 참 별미였다.

우리는 원주에서 나오는 '원주'라고 하는 맑은 술도 반주로 한잔하면서 깔끔한 맛이 나는 뽕잎황태밥을 맛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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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것 같은 원주라는 이름의 술 약간 독했지만, 백세주와 같은 느낌의 맛으로 이름이 좋아서 한잔 ⓒ 김수종


이곳 식당에서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식당 내에 항아리를 비치해 뽕잎을 비롯해 매실, 오미자, 구기자 등의 효소를 추출하고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100일 발효한 더덕식혜, 뽕 뿌리차도 맛있었다.
#원주시 #치악산드림랜드 #뽕잎황태밥 #원주감영 #한지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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