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나선 비정규직 청소아줌마, 왜?

김순자 울산과학대 지부장 "비정규노동자 이야기 할 것"

등록 2012.11.12 17:50수정 2012.11.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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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10월 10월 울산과학대 청소아줌마 휴게실을 찾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악환 노동환경을 토로하고 있는 김순자(왼쪽) 지부장. 그녀는 18대 대선에 출마한다 ⓒ 박석철


지난 2006년 가을까지만 해도 그녀는 대학에서 하루종일 청소 노동을 해서 70만 원을 받아가는 힘없는 비정규직 청소아줌마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 "근로환경 열악")

김순자(57). 민주노총 울산본부 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지부장. 그녀가 18대 대선에 출마를 선언하고 중앙선관위 예비후보자 란에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6년~2007년 부당 해고에 맞서 당당히 투쟁을 벌던 그녀는 결국 해고를 막아내고 여성 청소노동자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때문에 그녀는 노조원들과 함께 울산과학대 지부명의로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순자 울산과학대 지부장은 올해 4·11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출마했지만 진보신당이 전국적으로 3% 이상 정당 득표율을 얻지 못해 낙마하기도 했다.

김순자 지부장은 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것일까? 12일 오후 서울 사무실에 있는 그녀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청소노동자도 대통령 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

김순자 후보는 지난 11월 9일 중앙선관위에 18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다. 앞서 7일에는 진보신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녀는 "진보신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기로 하고 이를 번복해 안타까운 마음에 무소속으로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여전히 1만5000여 당원들이 힘을 보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출마 이유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를 지지하는 대학생 등이 주축이 돼 서울에 대선 선거운동 사무실을 마련하고 선거운동도 벌이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첫 인터뷰를 할 당시 그녀가 받는 월급은 70만 원이었다. 그나마 3개월 전 지역연대노조에 가입한 후 출근시간이 9시로 바뀌고 연월차도 사용하게 됐다. 노조 가입 전 그녀는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 연월차 수당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휴일이면 월 3회 정도 무보수로 당직이란 명목 하에 근무하기도 했다. 점심도 자신이 해결해야 했다.

지금은 어떨까? 김순자 지부장은 "8시간 근무는 지켜지게 됐다"며 "현재 월 특근 2개를 하면 월급이 115만 원이 된다"고 말했다. 이것저것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105만 원 정도. 지난 6년간의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임금 수준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그녀가 대선 후보로 나선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김순자 후보는 12일 울산과학대 청소를 맡고 있는 회사 측에 휴직을 신청했다. 대선 후보자로서 40여일간 전국을 돌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1993년 남편과 사별한 후 딸 하나를 혼자 키우며 청소노동자로 살아온 그녀가 느꼈던 것은 "세상이 참 무심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노조에 가입하고 투쟁을 하면서 자아를 발견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했다.

김순자 후보는 "이 땅에는 비단 청소노동자 뿐 아니라 소외되고 약한자들이 너무나 많다"며 "대선 기간 이들의 목소리를 내가 대신할 것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를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순자 후보는 "딸이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준다"며 "끝까지 완주해 비정규직노동자의 삶을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순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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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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