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의 '발번역’, strongman이 '강력한 지도자'?

[오마이팩트] 박근혜 후보 <타임>지 표지제목 번역 논란

등록 2012.12.07 19:55수정 2012.12.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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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p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타임>지 아시아판 최신호 표지.
<타임>지 아시아판 최신호 표지.<타임>지


[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기사수정 : 8일 오전 9시 47분]

새누리당 "美시사주간 타임誌(12.17자)는 '강력한 지도자의 딸 : 역사의 후예' 제하의 카버스토리를 게재."(7일, 보도자료)

'THE STRONGMAN'S DAUGHTER'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12월 17일자 최신호) 아시아판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표지 모델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새누리당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美 시사주간 타임誌(12.17자)는 '강력한 지도자의 딸 : 역사의 후예'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했다"며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영어권에서 'strongman'은 '강력한 지도자'라는 긍정적 의미가 아니라 '독재자(dictator)'의 의미로 자주 쓰인다.

널리 쓰이는 영영사전 <콜린스 코빌드(Collins Cobuild)>에 따르면, 'strongman'은 한 나라의 정치적 지도자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데 그의 통치방법이 폭력적이거나 비도덕적인 방법을 쓰더라도 강력한 힘으로 통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누리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위키피디아'에는 '힘으로 통치하는 정치지도자(A strongman is a political leader who rules by force)'라고 풀이되어 있다.


"strongman은 독재자란 뜻, '강한 지도자'는 번역을 잘못한 것"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인 다니엘 튜더도 7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strongman은 영어권에서 보통 독재자(dictator)의 뜻이다"라며 "strongman은 영어권에서 '독재자'의 완곡어로 자주 쓰는 단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강한 지도자'라고 번역한 것은 잘못이다"라며 "strongman는 그런 긍정적인 단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타임>지 기사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dictator'라고 표현한 대목이 세 번에 걸쳐 등장한다. 특히 외국 언론에서 'strongman'을 사용한 예를 보면 '독재자'라는 의미가 더욱 확실해진다.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나,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북한의 김정일 등을 "strongman"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2011년 12월 20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북한의 김정일을 'strongman'으로 표현했다.
2011년 12월 20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북한의 김정일을 'strongman'으로 표현했다. 화면캡처

피플스 데일리 2006년 12월 12일 :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CNN 2007년 8월 28일 : 피델 카스트로
BBC 2011년 2월 11일 : 호스니 무바라크
월스트리트저널 2011년 2월 23일 : 무아마르 가다피
월스트리트저널 2011년 12월 20일 : 김정일

일부에서는 'strongman'을 '실력자'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구글에서 'strongman 독재자' 검색결과 약 2천140만개가, 'strongman 실력자' 검색결과 약 4천560개가, 'strongman 강력한 지도자' 검색결과 약 166개가 나왔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01년 2월 <오마이뉴스> 한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성과도 인정해야 하지만 일부에선 박 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질문에 "독재라는 말도 사전적인 의미로 적용하면 맞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미국 국내판에는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이 제목

 <타임>지 미국판(인터넷판). 박근혜 후보 기사제목이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로 되어있다.
<타임>지 미국판(인터넷판). 박근혜 후보 기사제목이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로 되어있다.타임

한편 7일 오후 9시 21분 현재 <타임>지 미국판(국내판) 기사 목차(http://www.time.com/time/magazine)를 보면 박근혜 후보 기사 제목이 'The dictator's daughter(독재자의 딸)'로 되어있다. 'strongman' 보다 더 명확한 표현을 넣은 것이다.

이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타임지가 확인사살해줬다(@yjy***)"는 반응을 보였다. 'dictator'는 한때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타임>지 아시아판 표지 제목은 'The Strongman's daughter', 기사 제목은 'History's Child'다.


각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를 보시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STRONGMAN #독재자 #박근혜 #타임 #사실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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