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다리고 기다리던 2차 대선 TV토론이 지난 10일 열렸다. 비록 갑자기 규정이 바뀌어 '환경' 주제가 빠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박근혜 후보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견해는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경제, 복지는 대선 후보 간 정책 비교가 가장 절실한 분야다. 모든 후보가 약속이나 한것처럼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시대정신으로 거론하며 자신만이 적임자라고 주장해 왔던 바, 박근혜 후보의 주장대로 이번 토론을 통해 누구의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별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물론 4대강 사업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진행되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선관위가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규칙들만 허용하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말 잘 하고 핵심 잘 찌르는 이정희 후보가 모두 발언이나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 번쯤 언급하길 기대했다.
역시 이정희 후보는 마무리 발언 등을 통해 깨알 같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번 토론에서 환경 문제가 빠졌다. 4대강 사업 깊게 돌아봐야 하고 박 후보든, 누구든 간에 집권 하면 완전히 조사하고 철저하게 파헤쳐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야하는 일이다. 중요한 현안 다뤄지지 않아 안타깝다. 더 좋은 토론 만들기를 바란다."그러나 무엇보다 2차 TV 토론이 국민들에게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는 역시 화끈했던 1차 TV토론 때문이었다. '잃을 게 없는 이정희, 읽을 게 없는 박근혜, 낄 데가 없는 문재인',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 너(문재인)'와 같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내고, TV토론 직후 계속 검색어 창에 '다카키 마사오', '전두환 6억' 등을 걸게 만들지 않았던가.
2차 TV토론에서의 관심은 '박근혜 후보는 어떻게 이정희 후보의 공격을 막아 낼 것인가? 문재인 후보가 1차 TV토론 때와는 달리 두 여성 후보 사이에서 과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이정희 후보는 또 어떤 소재로 박근혜 후보를 공격할까?'에 모아졌다.
선방한 박근혜, 그러나... 2차 토론 초반, 1차 토론과 비교해 보건대 박근혜 후보는 분명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토론에 앞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정희 후보의 최저임금을 아느냐는 비아냥 섞인 공격에 "스무고개 하듯이 상대가 모르면 골탕먹여야 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대선 토론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강력하게 맞대응함으로써 1차 토론과 같이 마냥 당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뒤이어 언급된 '전두환 6억' 등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머리를 잘라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정희 후보가 또 똑같은 트집을 잡는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비록 반(反)박근혜 진영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이번 토론도 역시 수준 이하라고 폄훼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버벅거리던 1차 토론 때와 발리 훨씬 안정된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