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일해공원
박재영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사에 관한 기념일이 가장 많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따듯한 달이다. 하지만 불과 33년 전인 1980년 5월은 국가의 위기를 수습한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군홧발에 짓밟혀 목숨을 잃은 가장 잔인한 달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그때 당시의 아픔을 간직하며 치를 떠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리고 당시 신군부의 수뇌인 보안사령관이었고, 그 뒤에는 한 나라의 최고 정치지도자가 된 전두환 전 대통령도 여전히 '건재하다'.
전 전 대통령은 12·12군사쿠데타와 부정축재에 대한 법원의 판결로 범법자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1980년 5월 '광주학살'의 책임자라는 의심까지 더해져, 대다수 국민들의 역사인식 속에 '나쁜 사람'으로 기억돼 있지만, 아직까지 전 전 대통령은 호의호식하며 여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를 기리는 상징물이 그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해공원과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가 그것이다.
일해공원의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다. 합천군은 2004년 합천읍에다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고 2007년 그 이름을 일해공원으로 바꿨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반대운동이 일어났다. 그 해 8월에는 합천군민 일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일해공원에서 상영하려 했지만, 합천군이 불허하고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맞불 집회신고를 내는 등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겉모습은 깔끔 속은 텅텅... 소박(?)한 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