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아버지들은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시커먼 구덩이 속, 전쟁터로 서슴없이 내려갔습니다. 하루의 먹을거리와 미래의 희망,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묵묵히 어둠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황주찬
'막장인생' 눈물겹도록 긍정적인 표현화려한 보석과 신기한 화석들 속에 검은 석탄 캐는 광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깊은 갱도에서 희미한 불빛 아래 시커먼 탄가루 가라앉기를 기다려 점심을 먹었습니다. 땀 흘려 캐낸 석탄으로 선진국이라는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얼굴에 검은색 석탄 자국 선명한 아버지가 박물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 아버지들은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시커먼 구덩이 속, 전쟁터로 서슴없이 내려갔습니다. 하루의 먹을거리와 미래의 희망,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묵묵히 어둠속으로 사라졌던 게지요.
핏방울보다 진한 땀방울이 '소금꽃'으로 피던 곳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내려왔습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엘리베이터 앞 그림 속 주인공 이름이 불현 듯 떠올랐습니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어린 사무엘이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광부 아버지들은 사무엘이 기도하는 모습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마음 알 길 없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험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빗대 '막장인생'이라 말합니다. 저에게 '막장'은 이제껏 부정적이던 개념이었죠. 하지만 박물관 나선 이후 눈물겹도록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꿔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강원도 태백 장성, 삼척 도계, 전남 화순 영업소에서는 약 800여 명의 광부들이 지하 900미터에서 30도에 가까운 더위와 싸우며 석탄을 캐고 있습니다. 깊은 곳, 어둠속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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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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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900미터에서 먹는 도시락, 그 맛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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