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군실내체육관 주변에 22일 쪽지와 대자보가 나붙었다. 실종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의 쪽지부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대자보까지 진도군실내체육관 입구와 한 봉사단체 천막이 이번 사고를 반추하는 글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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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와 쪽지에는 주로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생존자의 생환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모두 손잡고 부모님 품으로 돌아와 다오. 간절히 기도하마"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기적을 만들 수 있어요" 등의 쪽지는 실종자 가족에게 작은 힘이 되고 있다.
"천사 같은 ○○아, 사랑해. 언니가 기다린다. 빨리 돌아와. 우리 막내 사랑해"와 같이 실종자 가족이 쓴 걸로 보이는 안타까운 내용의 쪽지도 걸려 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처럼 재난 대응에 무능함을 드러낸 정부와 승객을 돌보지 않은 선장과 승무원을 비판하는 글도 볼 수 있다.
"재난사고 어쩔 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이다. 억울하고 분하다."진도군실내체육관과 봉사단 천막을 지나는 이들은 대자보와 쪽지를 눈여겨 보거나, 쪽지를 작성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봉사단 천막에 직접 쪽지를 건 박남주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또 실종자 가족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 해 몇 글자 적었다"며 "많은 이들의 바람대로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도군실내체육관 입구에 붙어 있던 대자보 3장은 오후 8시께 제거된 상황이다. 쪽지는 그대로 붙어 있다.
아래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봉사단 천막에 붙었던 쪽지와 대자보 내용 중 일부이다.
"이 많은 사람들을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 또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십 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힘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이 억울한 사건을 멀리서 TV나 SNS를 통해 보고 듣고 있는 20세 여자입니다. 항상 누군가의 부주의로 인해 나라의 큰 사건이 벌어질 때 목격자, 어쩌면 방관자가 되는 제가 도움을 줄 수 없어 항상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만 들었습니다. (중략)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조금만 더 희망을 가져 주세요. 희망은 희망이란 존재를 믿는 자에게만 나타나는 것 같아요.""'희망'을 잃지 마세요.""다시 '같이' 웃으며 등교하고 싶다.""박근혜는 무릎 꿇고 사죄하라.""아이들아, 아직 갈 길이 멀잖니.""기적을 만들 수 있어요. 같이 마음 모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