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6일째 애타는 가족들'세월호 침몰사고' 6일째인 21일 오전 실종자 생존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 가운데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모며 슬픔에 잠겨 있다.
권우성
- 예은이가 차가운 몸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진도 팽목항과 체육관에서 초초하게 기다리셨을 텐데, 정부와 해경의 구조과정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어떤 걸 느낀 게 아니고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내 아이는 저기서 지금 살려달라며 친구들과 부둥켜안고 울고 있을 텐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너무나 무력감 느꼈습니다.
해양경찰, 해양수산부 등 담당자들에게 수차례 사정하고, 부탁하고, 읍소했습니다. '제발 지금 들어가서 구해달라'고. 그때마다 '현재 구조작업 진행 중이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기다려주십시오'란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그 말만 있고 소식이 없어요.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면 (아이들이) 살았든 죽었든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소식 없어요.
'(구조) 하고 있는 거 맞냐, 정말 하고 있느냐' 해도 '맞다'고만 하고. 제가 사고 현장에 16일 오후 2시 도착했는데도 밤 9시, 10시까지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라 '안 되겠다, 정말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러 우리가 나가자, 만일 안 하고 있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구하자' 했어요. 그래서 늦은 시각에 배를 요청해서 (침몰지점으로) 나갔습니다."
- 오늘 예은이 삼우제날이었다고…. "네…. 지금 치르고 오는 길입니다."
- 같이 희생된 아이들이 많아서 정작 친구들은 많이 오지 못했겠네요."하아…."
그는 여러번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말씀을 좀 드려야겠는데요. 제가 진도에 내려가고 나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잘 하지도 않았고, 그때 사실 제정신이 아니었는데요. '이 답답한 현실을 알리면, 우리만 울부짖는 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함께 외쳐주면 조금 더 구조작업이 빨라지지 않을까?' 그것 때문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토요일(19일) 저녁 때는 부모들이 남아있던 희망을 어쩔 수 없이 놓았습니다. 배가 다시 뒤집어졌죠. 가라앉기 시작하고, 그러다 못해 거꾸로 침몰했던 배가 옆으로 누워버리고 바다에 가라앉았습니다. '아, 희망이 없겠다...' 그때부터는 우리 예은이랑 친구들, 억울하고 영문도 모르고 가는데 페이스북 등으로 알리면 덜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례기간에 저는 예은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영정도 마찬가지고, 예은이 사진을 여러 장 재생시킬 수 있도록 해놨는데 그걸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요.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고… 아빠가 평소에 너희들을 끝까지 책임진다고 했는데 아무 것도 못해서, 제대로 못해서…. 조문객들 오시면 인사해야 해서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지만 (영정 사진이 보이지 않도록) 돌아서 있었고, 조문객 없을 때는 나와 있고 그랬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아이들이 너무나 천진난만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