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켓으로 72시간 생존? 근거 가지고 말해야"

[인터뷰①] 장병수 언딘 기술이사... "인양은 포기, 수색은 끝까지 한다"

등록 2014.05.08 12:14수정 2014.05.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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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딘 장병수 이사 "세월호 인양에서 손 뗀다" 세월호 선주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ndine Marine Industries) 장병수 기술이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세월호는 개조를 상당히 많이 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식으로 해수가 유입이 됐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쉽게 대충 (생존가능) 72시간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그 근거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언딘 장병수 이사 "세월호 인양에서 손 뗀다"세월호 선주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ndine Marine Industries) 장병수 기술이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세월호는 개조를 상당히 많이 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식으로 해수가 유입이 됐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쉽게 대충 (생존가능) 72시간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그 근거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남소연

세월호 침몰사고 수색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민간 구난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아래 언딘) 측이 사고 초기 현장에 투입된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애초 침몰한 선박인양을 목적으로 현장에 갔으나, 현장의 열악한 구조상황과 해경의 요청으로 구조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초 희생자 시신 인양 양보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장병수 언딘 기술이사는 7일 오후 전남 목포에서 진행된 <오마이TV>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같은 업체는 해양사고가 나면 레커차(견인차)처럼 바로 투입된다"라며 "당시 현장에서 해경이나 해군은 부양하는 사람들을 올리는(구조)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잠수를 할 수 있는 큰 선단이나 작업도구가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김윤상 언딘 대표이사와 함께 회사를 세운 창립멤버로 현재 언딘의 기술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해경과 해군은 사람 없는 선수쪽에서 작업"

장 이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해경이 언딘 측에 최초 희생자 시신 인양을 양보해달라 요구했다는 민간잠수사의 주장에 대해 "민간잠수부가 최초 발견했다는 것을 해경에 정확히 보고했다"라며 "논란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현재 작업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당시 가족들이 우리를 못 믿으셨기 때문에 다 녹취하고 영상을 찍어 놨다"라며 "사실관계는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초기 에어포켓 존재 가능성과 관련 "세월호는 개조를 상당히 많이 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식으로 해수가 유입이 됐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쉽게 72시간 생존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그 근거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에어포켓에 생존자가 있었다면 구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생존한 실종자가 있다면, 구조의 전제조건은 그 실종자가 다이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장 이사와 언딘의 현장 투입과정과 관련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 언딘이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 투입된 과정은?
"16일 오전 사고가 나고 곧바로 1차 팀이 목포로 출발했다. 우리같은 업체들은 24시간 뉴스를 보면서 해양사고가 나면 견인차처럼 바로 투입된다. 본사가 분당에 있으니까 일단 지역에 협력회사에 전화를 했다. 사고 당일 오전 10시에 목포에 있는 금호수중개발에 연락해 오후 2시에 다이버 4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에 인천, 평택에 있는 협력업체가 다 들어왔다.

당시 현장에서 해경이나 해군은 부양(떠오르는)하는 사람들을 올리(구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잠수를 할 수 있는 큰 선단이나 작업도구가 전혀 없었다. 해군의 구조선단도 진해에 있지 목포에는 잠수능력이 있는 배가 없다. 해경 역시 영해를 지키고 경비를 하는 게 주 업무이기 때문에 잠수전문선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임의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해군이나 해경의 지휘를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피항을 했다가 당일 밤 11시 반 정도에 다시 현장에 도착했다. 그게 사고 첫날 상황이다."

- 둘째 날에는 무엇을 했나?
"17일 아침에 목포에서 배를 하나 빌렸다. 경비정을 타면 동선이 자유롭지 못하다. 오전 6시에 다시 투입됐다. 세월호의 상태는 선수만 나와 있고 나머지는 잠겨 있는 상황이었다. 해군과 해경은 선수 쪽에 부이(물 위에 뛰우는 표시)를 설치해 놨었다. 하지만 선수에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들어가 조타실에 한 개, 레크레이션룸(식당 칸)에 줄을 세팅했다.

우리가 UDT 투입을 막았다고 하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가 작업하고 있던 곳은 선실 쪽이지 선수가 아니었다. 모든 해군은 선수에 집중해 있었다. 이후에 해경과 미팅에서 에어포켓을 유지하기 위해 공기주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18일 공기주입에 성공했다. 여기까지 모든 게 언딘을 포함해 민간잠수사들이 처리한 일이다."

"해경 쪽에 최초발견자는 민간잠수사라고 이야기했다"

- 19일, 첫 번째 희생자 시신인양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해경에서 언딘이 인양해야 한다고 민간잠수사에게 양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있다. 
"19일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민간잠수사팀이 선체 수색을 해서 세 구의 시신을 찾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유리 창문 안에 시신을 확인했다는 거다. 당시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에어포켓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유리를 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에 우리가 가서 민간잠수사들에게 작업 상황을 설명했다. 방탄유리기 때문에 아무리 때려도 안 깨지고 해경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하잠 라인(잠수를 위해 설치하는 줄) 두께도 11mm였다. 이게 끊어지면 다시 설치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르는 상태였다. 위험할 수 있으니까 교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을 진정시킨 거다. 그 뒤에 (처음 시신을 발견한) 잠수사들과 해경경비정을 탔다. 그 자리에서 '여기 윤아무개 다이버가 최초 발견자'라고 해경에 보고했다.

그리고 이후에 유리를 깨도 된다는 가족들 동의를 받고 재투입이 됐다. 다시 출항을 했는데, '먼바다 풍랑'으로 인해 가까운 관매도로 피항을 했다. 거기서 로프도 20mm로 두꺼운 걸 구매하고, 망치도 용접해서 만들었고, 다시 오후 2시 경에 투입됐다. 민간잠수사들에게 들어가셔서 작업하셔도 된다고 했는데, '물때가 지나서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물이 굉장히 빠른 시기였다. 민간잠수사들 중에는 언딘에서 작업을 마무리 하라고 하신 분도 있다. 그래서 밤 11시께에 (언딘이) 들어갔다.

유리창을 깨고 세 명을 올리고 나니 희생자 한 명이 더 보여 총 4명을 수습했다. 저희가 언론에 대응을 안 한 것은 이 논란이 현재 작업과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다 정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현장에는 가족이 두 분, 해경통제관, 우리 잠수사 11명이 있었다. 민간잠수사도 8명 있었다. 당시 가족들이 우리를 못 믿으셨기 때문에 다 녹취하고 영상을 찍어놨다. 영상, 녹취는 가족들이 다 보셨다. 당시의 사실관계는 분명히 밝혀질 것이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4일째인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추가 발견한 잠수사들이 바지선 언딘 리베로호로 복귀하고 있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4일째인 29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추가 발견한 잠수사들이 바지선 언딘 리베로호로 복귀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 방금 설명처럼 구조작업 초기, 에어포켓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에어포켓이 존재해 생존해 있는 실종자가 있었다면 구조가 가능했나?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정확하게 에어포켓의 존재여부가 도면상 어디에 있을 것이라는 게 나와야 그나마 집중수색이 가능하다. 우리가 처음으로 부여받은 임무가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넣지 말라는 가족들도 있었다. 잘못 넣으면 배가 뒤집어 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 얘기가 언론에 나왔고, 가족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구조작업에 임하는 당사자들은 운신의 폭이 좁았다. 여론이 미션을 정해놓고 그것을 시행하지 않으면 나쁜 놈이 되는 상황이었다."

- 언딘은 에어포켓 존재에 대비해 작업에 임했나?
"컴프레서(압축기)를 이용해 공기를 주입해 에어포켓을 유지하는 작업을 했다. 생존한 실종자가 있다면, 구조의 전제조건은 그 실종자가 다이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속을 통해 밖으로 나와야 한다.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들도 진입이 힘들다. 살아 있어도 데리고 나오는 게 힘들다는 점도 고민을 많이 하게 한 부분이었다. 선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수색팀이 그 쪽(에어포켓)으로 계속 왕래를 하고 안전하게 데리고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 에어포켓이 있으면 72시간까지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도 있었다.
"정상적인 상태의 선박이었으면, 선박구조 자체가 물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구조로 형성돼 있다. 어느 한 부분이 파공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침수가 안 되게 격방으로 처리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세월호는 개조를 상당히 많이 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식으로 해수가 유입이 됐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쉽게 대충 72시간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그 근거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해야 한다. 각 방마다 다른 상황에서 에어포켓의 존재 가능성은 얼마인지, 또 어디에 몇 명의 실종자가 있는지 등을 계산해서 에어포켓 유지 가능시간을 산출해야 한다. 단순히 72시간이라고 말해버리면, 가족들은 그것 하나에 울고불고 할 수밖에 없다."

"지탄 받으면서 인양작업 할 의사 없다"

- 초반 현장 분위기가 어땠나? 선박인양이 중심이었나, 아니면 구조가 중심이었나?
"투트랙이었다. 수색작업은 무조건 해야 했다. 수색작업을 하다가 인양을 통해서 시신을 찾는 것도 필요했다. 두 가지 모두 국가의 의무다. 해경과 해군도 투트랙을 다 밟았다. 수색구조팀과 인양팀이 양분화돼 준비를 했다. 수색이 종료되지 않았는데, 인양계획을 바로 세우냐는 의혹을 살까봐 인양계획을 별도로 준비했다. 하지만 나중에 가족들이 배를 인양해 달라고 했을 때 계획이 없으면 그것도 의무를 다 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 절차를 정부가 당당히 밝혔어야 한다. 그것을 밝히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의혹이 제기됐다."

- 그럼 인양작업은 언딘이 계속하고 있는 것인가?
"언딘이 '시체 장사한다'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욕을 먹고 있다. 그래서 이 일을 끝내고 한국에서 일을 안 해도 좋으니까, 어차피 우리는 외국에서 90% 일을 했던 기업이니까 내부적으로 인양을 포기하자는 결심을 했다. 지금 상황에서 언딘이 인양까지 하면 더 큰 의혹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가서 (수색 작업은)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했다. 당시 실종자 74명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우리가 빠지면 외국 기업들이 와서 입찰을 통해 (인양)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지탄을 받으면서 (인양을) 할 의사는 없다."

- 수색작업만 끝까지 하겠다는 얘긴가?
"정부가 포기해도 우리는 끝까지 수색한다고 가족들에게 약속드렸다. 그렇게 해서 지금 실종자가 33명(7일 오후5시 범정부대책본부 수정 발표 후 35명으로 수정)남았다. 다이버들이 그 욕을 들으면서 일을 할 이유가 없다. 사실 국가가 언딘을 버렸다. 언딘이 지금 어떤 기업의 수주를 받는 순간에 또다시 유착 의혹이 일어날 거다. 그러니 수주를 할 수가 있겠나. 370억짜리 프로젝트가 마지막 단계에 있었는데, 이번 건으로 다 날아갔다. 그렇지만 가족들에게 '끝까지 수색하겠다, 우리만 믿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때 언딘이 인양계획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보였다."
#세월호 #언딘 #진돗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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