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짝 틀어주는 의사가 있는 진료실.
오마이뉴스
진료는 원장실 안으로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병원 앞 도로를 향한 스피커에서는 DJ원장님의 치유 음악이 거리를 지나는 동네주민들의 마음을 만져줍니다. 중간 중간 신나는 뽕짝메들리와 함께요. 또한 병원 문 앞의 의료진 칠판 편지 그리고 그곳에 붙은 동네 주민들의 포스트잇은 의료협동조합이 지역주민, 환자들과 나누는 또 하나의 대화입니다.
병원이 아플 때만 오는 곳이 아니라 동네 사랑방의 기능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곳, 그런 덕분에 은행 가는 길에 잠깐, 시장 가는 길에 다시 잠깐, 창문 넘어 눈 인사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곳이 있습니다.
각자 먹고 사는 일에 치여 정신없는 자식들·가족들을 대신하여 일상다반사를 나눌 수 있는 곳, 때론 앞 환자의 오랜 상담으로 길어지는 대기시간에 짜증이 나지만 본인 역시 충분한 상담을 할 수 있기에 긴 대기시간을 묵묵하게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항생제 처방을 지양하고 적정 진료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병이 잘 낫지 않는 병원으로 동네에 소문이 나 버리기도 한 곳, 그러나 곧 특정 증상 하나만이 아닌 환자 전체의 마음과 몸이 살펴지는 경험들이 쌓이며 조금씩 골수팬들도 많아지는 곳, 나에게도 주치의가 있다는 든든함을 주는 곳, 바로 의료협동조합입니다.
무엇보다 의사의 권위가 앞서기보다는 같은 눈높이에서 동등한 인격으로 환자 스스로가 아픔의 주체가 되어 주도적으로 아픔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의료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친척이 아픈다면...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