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앵커들, 제작거부 예고
"청와대 의식하며 뉴스 만들었다"

<뉴스9> 등 주요뉴스 앵커 13명 참여 "길환영 사장 퇴진해야"

등록 2014.05.19 11:25수정 2014.05.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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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앵커가 지난 15일 <뉴스9>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반성한다는 리포트를 소개하고 있다. ⓒ KBS <뉴스 9> 화면 갈무리


KBS 앵커들도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예고했다.

KBS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 최영철 앵커, <주말 뉴스9> 최문종 앵커를 비롯해 주요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 13명은 19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올린 '앵커 결의문'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길환영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KBS는 결코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길환영 사장은 하루 속히 퇴진해야 한다, 청와대는 지금부터라도 KBS를 통제 하에 두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도본부의 막내 기자들부터 팀장, 부장들까지 처절한 자성과 함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모으고 있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우리들 또한 여기에 기꺼이, 당연히, 동참한다"면서 "공영방송 KBS를 바로세우기 위한 우리 모두의 절실한 염원을 이루기 위해 일치된 행동이 필요하다면 한 사람의 KBS 기자로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앵커 결의문 전문이다.

<앵커 결의문> KBS를 바로 세우는데 함께 합니다.

KBS 뉴스가 비단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만
불신과 비난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언제부터인가 KBS 뉴스는
진실을 말하는 것을 주저해왔습니다.

시청자가 아닌 권력의 최상층부, 청와대를 의식하면서
뉴스를 만들어왔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얼굴을 들고 전한
KBS 뉴스의 일그러진 모습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공영방송 KBS 뉴스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
국민의 믿음은 무너졌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근본 원인은 공영방송 KBS의 독립성 훼손입니다.

그 정점에는 '보신'에 급급해
공영방송의 존재 의미를 저버린 길환영 사장이 있습니다.

직분을 다 하지 못하고
취재, 편집, 보도의 자율성을 지키지 못한
고위 간부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잘못된 뉴스에 침묵해온
우리도 떳떳하지 못합니다.

이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사실은 명백해졌습니다.

길환영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KBS는 결코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길환영 사장은 하루 속히 퇴진해야 합니다.

청와대는 지금부터라도
KBS를 통제 하에 두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이름만 다른 '또 다른 길 사장'을 통해
국민의 방송을 일그러뜨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보도본부의 막내 기자들부터 팀장, 부장들까지
처절한 자성과 함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우리들 또한 여기에 기꺼이, 당연히, 동참합니다.

공영방송 KBS를 바로세우기 위한
우리 모두의 절실한 염원을 이루기 위해
일치된 행동이 필요하다면
한 사람의 KBS 기자로서 함께 하겠습니다.

<뉴스9> 최영철 / <뉴스광장> 박유한 / <뉴스라인> 이영현 / <뉴스토크>*<성공예감> 김원장 / <뉴스7> 박주경 / <뉴스타임> 양영은 / <글로벌24> 하송연 / <주말 뉴스9> 최문종 / <미디어 인사이드> 정필모 / <특파원 현장보고> 윤제춘 / <뉴스와 화제> 송전헌 / <뉴스중계탑> 정혜승 / <라디오 주치의> 이충헌
#앵커들도 제작 거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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