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교육이 친구들을 죽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주입식 교육이 빚어낸 참사

등록 2014.05.26 21:02수정 2014.05.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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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차디찬 바닷물 속으로 단원고 친구들을 떠나보낸 지 어연 한 달이 넘었습니다. 학생들의 사회는 의외로 좁아서 서너 다리를 건너면 세월호에서 죽은 친구들과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월호 참사가 전혀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아마 다른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겠지요.

이번 세월호 참사는 비상식적이었습니다. 일반인의 구조 비율이 68%에 달하는 반면, 단원고 친구들의 구조 비율은 23%에 불과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배가 60도나 기울어 침몰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대로라면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상관하지 않고 갑판 위로 탈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에 '네'라고 대답하며 따랐습니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탈출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상식마저 깨버린 친구들의 행동은 무엇 때문일까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친구와 나눈 대화가 있습니다. 친구가 물었습니다.

"너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저와 친구는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탈출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 거라고.

저는 이번 참사의 원인이 한국의 주입식 교육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말했습니다.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친구들은 그 말에 따랐습니다. 그리고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어른들이 명령하는 대로 따르라는, 우리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 한국의 주입식 교육이 친구들을 죽인 겁니다.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한번이라도 우리들이 소신껏 결정할 수 있게 해주었나요. 여러분의 자녀에게는 어떻게 했나요. 여러분과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선원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세월호의 아이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다시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생겨서는 안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을 바꿔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이, 한국의 이러한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세월호의 비극은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세월호 #단원고 #주입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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