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석 고양시장 후보(새누리당)의 책자형 선거공보 표지와 내지. '고양시민 300명'이 상대후보인 최성 시장을 고발한 사실을 실었다. 그런데 고발을 주도한 김성호씨는 새누리당 예비후보 진영에서 300명의 명단을 확보해 최 시장을 '청부고발' 하는 등 이번 선거에서도 강 후보의 선거운동을 막후 지원하고 있는 최측근 인사다.
김당
지난 3월 27일 '고양시민 299명'의 연대서명을 받아 최성 고양시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김성호 '고양시지킴이' 대표는 강현석 새누리당 시장후보뿐만 아니라, 당내 경선 때부터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원장은 현재 고양시 송산동 주민자치위원을 맡고 있어 공직선거법 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제60조 2항)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김성호씨를 포함한 '고양시민 300명'은 대부분 '순수한 시민'으로 위장한 새누리당 시장후보 지지자들이거나 새누리당원들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발인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이들이 상대편 예비후보 지지자이거나 새누리당 당원임이 확정되면, 이 또한 공직선거법의 '선거를 위한 서명운동 금지'(제107조)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우선, 김씨가 고양시민 299명의 연대서명을 받느라 급조한 '고양시지킴이'라는 단체는 회원이 서너 명에 불과한 사실상의 유령단체임이 밝혀졌다. 김씨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고양시지킴이'라는 단체가 최성 시장을 고발하거나 비난 성명서 발표한 것을 제외하곤 활동한 게 없다는 지적에 "사실 제가 카페(인터넷) 하나 열어 놓은 것뿐이다. 가입자도 서너 명이 불과하고, 사실상 죽어있는 카페다"라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김씨는 고양시민 299명의 연대서명을 어떻게 확보했을까?
"일단 300명으로 고발...100명은 묻어뒀다가 추가 고발할 것"이와 관련 김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공동 고발인 300명이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서 동원된 인물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제가 주변의 지인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고발인 서명을 받은 게 대다수이고, 일부는 강현석 후보가 시장 출마선언 전에 '일산포럼'(강현석 대표)에 공동고발인 명부를 보내 서명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일부만 시인했다(
관련기사 : 고양시민 300명의 수상한 고발)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추가로 확보한 고발 건에 대한 법정증거자료(공증 녹취록) 등 제보 문건에 따르면, 김씨는 가까운 지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 많은 서명을 어떻게 받았냐?"고 묻자 "서명받는 데 힘들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주민등록번호 다 들어가고 그러니 사람들이 안 써요. 그래서 강 시장 쪽에 연락하니까 150명 멤버(명단)가 왔고, 내가 한 게 150명 멤버(명단)야. 임용규, 박종기 이쪽에서 또 150명이 더 온 거야. 그렇게 받은 450명 중에서 일단 300명으로 최성을 고발한 거야. 나머지 100명은 묻어뒀다가 나중에 추가로 고발할 거야."
이는 김씨가 새누리당 강현석 후보(150명)뿐만 아니라 같은 당의 임용규-박종기 예비후보(150명) 쪽에서도 추가로 서명 명단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새누리당 고양시장 경선은 백성운 전 국회의원, 박종기 전 고양상공회의소 회장, 이동환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임용규 전 일산동구청장 등이 출마해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뒤늦게 강현석 전 고양시장이 출마해 경선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 박종기 예비후보→임용규 예비후보→강현석 후보 지원그런데 김씨는 새누리당 경선 초기에 임용규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다가 강 전 시장이 뒤늦게 출마하자 강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록과 제보문건에 따르면, 김씨는 가까운 주변 인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원래 강(현석) 시장을 도우려고 했는데 안 나온다고 하니까 ○○○(김씨의 후배)이랑 박종기를 돕기로 했어. 그래 가지고 박종기까지 만났어. 그런데 임용규 청장(전 일산동구청장)이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어. 그래서 ○○○은 박종기를 돕고, 나는 임 청장을 돕다가 누가 되든 본선에서 합류하자, 이렇게 된 거야. 그런데 갑자기 강 시장이 출마를 하잖아. 그래서 임용규 쪽에 적(籍)만 두고 있으면서 하다가 나왔지."이와 관련 임용규 전 구청장은 30일 김씨와의 관계와 선거운동 지원 여부를 묻자 "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전제하고, "내가 시장선거에 출마하자 돕겠다며 선거사무실에 1주일 정도 반짝 나오다가 슬그머니 안 보이더라"고 말했다. 또 김씨는 선거사무 관계자로 등록된 선거운동원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선거사무실 조직이나 명단이 최성 시장 고발에 이용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씨가 조직을 맡진 않아서 명단이나 이런 걸 주진 않았다"면서 "최 시장 고발 건은 잘 모르는 사안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