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목적지인 서울광장으로 이동하는 국민 행열의 거리 행진 모습.
배상철
유가족들이 자리를 잡자 '네 눈물을 기억하라'는 제목의 행사가 시작됐다. 서울시가 후원하고 이지애 전 한국방송(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무대에는 시인 강은교,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가수 김장훈, 자전거탄풍경 등 문화예술인들의 노래, 연주와 시낭송이 이어졌다.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상황에도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넥타이를 맨 직장인,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노조원들, 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들, 교복차림의 고등학생 등 다양한 참석자들은 동요 없이 자리를 지켰다.
가수 김장훈은 세월호 희생자인 고 이보미 단원고생과 함께 '거위의 꿈'을 불렀다. 생전에 이양이 남긴 노래영상에 김장훈의 목소리를 더한 듀엣이었다. 광장에 이양의 맑고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노래를 부르는 김장훈씨도 계속 눈물을 흘렸다. 많은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히거나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내 새끼가 너무 보고 싶어" 서울광장 울린 엄마의 편지"동혁아, 너와 네 친구들이 하늘에서 엄마 아빠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힘드시죠?'라고 쓸쓸히 묻는 것 같다. 4.16 특별법을 꼭 제정해서 그날의 고통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약속할게. 지금 여기에 나와 있는 모든 엄마, 아빠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내 새끼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는 거야."단원고생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씨가 무대에 올라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광장 곳곳에서 다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청역을 지나던 20대 젊은 여성들도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