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잘 모르는데"... 의료계도 정보공개 요구 확산

"메르스 관련 최소한의 정보 공개해야" 지적 이어져... 복지부 "시스템 구축 중"

등록 2015.06.03 19:26수정 2015.06.0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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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초 "예방차원에서 이틀간 휴업 결정" 3일 오후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감염 예방을 위해 임시 휴업을 결정한 서울대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대치초 한 교사는 "확진 환자가 있어서가 아닌 예방 차원에서 이틀간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치초 "예방차원에서 이틀간 휴업 결정"3일 오후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감염 예방을 위해 임시 휴업을 결정한 서울대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대치초 한 교사는 "확진 환자가 있어서가 아닌 예방 차원에서 이틀간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희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아래 메르스)이 국내 유입 2주 만인 3일 확진자 30명, 격리대상자 1364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소한 의료진에게만이라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격리자는 1364명(자택 격리 1261명, 기관 격리는 103명)으로 하루 만에 600명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환자만 해도 2일 25명에 밤사이 5명이 추가돼 30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이 최초 환자인 같은 병실을 쓴 환자 또는 보호자이거나, 같은 병동에 있었다.

특히 추가 확진자 중에는 최초 확진자를 청진·문진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도 포함돼있다.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부터 제대로 된 의료 정보를 받지 못하면서, 추가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 의료체계로 꼽히는 미국이 지난해 9월 에볼라 창궐로 인해 몸살을 앓았던 것도, 초기 부실 대응으로 인해 의료진이 감염됐기 때문이었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실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메르스 관련 의료진 감염률이 높은 편이다, 정보는 물론이고 안전 장비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 기획실장은 이어 "최소한 의료진에게만이라도 감염 환자의 동선 등을 정확히 알려줘 더 이상의 지역 사회 감염으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비슷한 지적이다. 노 회장은 같은 날 오전 <TBS> 라디오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 인터뷰에서 "의료진에게 메르스를 확진할 수 있는 진단 키트나 환자 조치 매뉴얼도 주지 않았다, 2차 감염이 발생한 병원이 어딘지도 의료진에게 전달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결국 각 병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알아서 대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소재 병원, 커지는 '메르스' 불안감... 복지부 "조회시스템을 만드는 중"

이렇다 보니 의료진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평택의 한 병원이 지난달 말 메르스로 인해 아예 자진 폐쇄를 결정했고, 이에 도내 타 지역 병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 한 의료원에 근무하는 직원 신아무개씨(53)는 "어제(2일) 다른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온다고 해 지난번 사스 때처럼 다들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1~2일 사이 주민들을 중심으로 '(경기도)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를 받지 않아 ○○의료원이 받는다고 한다'는 소문이 메신저로 퍼지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3일 오후 병원 측으로부터 '병원에는 현재 메르스 환자가 전혀 없다'는 공지 문자를 받았다며 "여긴 의료원이라 환자가 오면 받아야 한다, 치료에 나설 직원들에게까지 그걸 숨길 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보건 당국은 일부 병원에 낙인 효과가 찍힐 수 있다며 관련 정보 공개를 꺼려왔으나, 이를 탓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점차 태도를 바꾸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3일 관련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환자 접촉자를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관용 조회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빠르면 3일 밤사이 가동할 예정이라고 복지부는 덧붙였다.
#메르스 사망 #메르스 의사 #메르스 병원 #메르스 #메르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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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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