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광주시교육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2일 오전 '반일 연가'를 냈다. "우리 아이들을 바보사람으로 만드는 정책인 중·고교<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편지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창의교육 내세운 교육부가, 이럴 순 없다"
장 교육감은 '국정화 행정예고'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가량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뒤 교육부장관실에 편지를 전달했다. 이 편지는 지난 7일 오후 장 교육감이 4시간에 걸쳐 직접 쓴 것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도 이날 장 교육감과 함께 행동했다.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장 교육감은 "국정화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생각만 주입하고 강요하여 사고력과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획일적인 바보사람을 만드는 가장 비교육적인 우민화교육 정책"이라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닌, '시키는 대로 하고 주는 대로 받는 바보사람'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 교육감은 교육부 앞 1인 시위에서도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한 가지 생각만 강요할 순 없습니다"란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25년간 광주 등지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장 교육감은 박정희, 전두환 정부 시절 교사로서 국정교과서를 가르쳐야 했던 아픔도 편지에 담았다.
"대부분 서슬 퍼런 유신독재와 군부독재 시대, 그때 국사 교과서는 국정이었습니다. 양심과 소신에 따라 가르치지 못하고, 진도에 따라 교과서를 읽고, 진도에 따라 교과서에 써진 대로 가르치고 달달 외우게 했습니다. 1980년 5월, 전두환 등 신군부의 광주학살을 직접 보고 듣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정의·복지사회를 이루기 위해 전두환 대통령이 이끄는 제5공화국이 출범했다'고 써진 대로 읽고 외우게 하면서 부끄럽기 짝이 없었고, 양심에 따라 살지 못하는 무력함에 무너져 갔습니다."이에 대해 장 교육감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그 당시 국사를 국정교과서로 가르치던 1980년대 내내 가슴으로 울면서 가르쳤다"면서 "진실을 말하고 가르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 곤욕을 치를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짓눌려 그 때는 가슴을 치며 울면서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역사교사 출신 장휘국 "박정희, 전두환 정부시절 울면서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