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전자파 위험은 괴담, 성주에서 몇 달 살 용의 있다"

지역언론사 대구경북 오찬간담회에서 사드 배치 결정 배경 설명, 성주 주민들 "여론 호도"

등록 2016.07.18 18:05수정 2016.07.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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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18일 오전 11시 20분경 헬기를 타고 제2작전사령부에 내려 승용차로 이동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18일 오전 11시 20분경 헬기를 타고 제2작전사령부에 내려 승용차로 이동하고 있다.정현덕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대구경북 지역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등 19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선택한 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성주 주민들은 한 장관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18일 오전 11시 30분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주민들에게 사전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등 협조 요청을 하지 못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사드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정보 유포로 주민들이 사실로 오인할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군사보안이어서 사전에 사드배치를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지역 주민들과 어른들에게 여러 차례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는 건강, 안전, 환경에 전혀 문제가 없는 무기체계"라며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고려와 국가안보를 위해 사드배치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당사자인 성주와 경북도민들과 얘기하는 기회를 못 가졌다"고 말하면서도 성주를 재방문하는 것은 대화 여건이 조성되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책위 등에 설명회가 필요하지만 주민들이 냉정을 되찾은 뒤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성주 지역 주민들이 전자파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한 데 대해 "성산포대는 해발 389m 지역에 있고 성주읍의 평균고도는 33m에 불과하다"며 "레이더 발사각이 최하 5도여서 성주읍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오찬간담회를 하기로 하자 성주지역 주민들이 2군사령부 앞에서 사드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오찬간담회를 하기로 하자 성주지역 주민들이 2군사령부 앞에서 사드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조정훈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결과 부적합하다고 판정이 날 경우, 사드배치 지역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환경영향평가 6개 항목 외 전자파 유해실험도 한다"며 "전자파는 자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성산포대에 사드 배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민 설득 외 왕도는 없다고 본다"며 강행할 의지를 밝혔다. 또 자신이 성주 주민들로부터 3달만 살아보라는 말도 들었다며 "국방장관 퇴임 뒤 성주에서 몇 달간 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위험하다는 지역민들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했다. 그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는 일반 공항 레이더의 전자파보다 덜 유해하다"며 "인식과 현상의 괴리가 커 괴담이 횡행한다, 사드는 요격무기체계 중 최고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주에 대한 정부 지원을 위해 국방부와 정부부처가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발표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지역에서 지원방안을 말해주면 정책시행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지역 언론인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는 소식을 들은 성주 군민들은 2군사령부를 찾아 "한 장관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드 반대'라고 적은 밀짚모자를 쓰고 앞치마에 '한반도에 평화를 원한다'는 글 등을 적었다.

성주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박수규(54)씨는 "한민구 장관이 언론인들에게 협조 요청을 하겠지만 사실은 언론에 대한 압박이 아니겠느냐"며 "우리는 그런 부분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한민구 장관이 오찬을 끝내고 떠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한민구 #사드 배치 #오찬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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