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JTBC 뉴스룸이 최순실 문건 의혹을 전하고 있다.
JTBC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 논란에 휩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언론에 처음 입을 열었다.
최씨는 26일(현지시간)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진행된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설문 유출과 수정을 인정하면서도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PC는 자신이 쓰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팔선녀'로 알려진 비선 모임 등을 통한 각종 국정 개입이나 인사 청탁,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유용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대통령 자료 당선 직후로 한정, 태블릿PC 사용도 부인최씨는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대선 당시인지 그전인가 했다"면서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국가기밀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사과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최씨는 "신의로 뭔가 도와주고 싶었고 무슨 국회의원이 되거나 권력을 잡고 싶은 게 아니었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에게 폐를 끼친 것은 정말 잘못했다"며 박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다만 대통령 자료를 받은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면서도, 당선자 시절 이명박 대통령 면담 기록 등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는 취임 1년이 지난 2014년 자료도 남아있다.
이에 최씨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지도 모른다"면서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JTBC는 26일 자신들이 최씨 집에서 발견한 태블릿PC(갤럭시탭) 소유주는 김한수 현 청와대 행정관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태블릿에 남아있는 이메일, 연락처, 사진 등을 근거로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호성 청와대 비서관이 서울 강남 사무실로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서를 매일 가져왔다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주장에 대해서도 최씨는 "말도 안 된다"면서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오히려 이 전 사무총장이 자신에게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팔선녀는 소설... 차은택 지금은 연락도 안해"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을 내세워 재단 자금 모금을 한 정황에 대해서도 최씨는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그들도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고 부인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한양대 인맥으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최씨는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면서 "한양대와 관련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윤전추 행정관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나이와 연배도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기업 오너 등이 포함된 '팔선녀'란 비선 모임도 "처음 듣는 말이다. 팔선녀는 소설이다"고 전면 부인했다. 또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이사를 통해 재단 운영을 좌우했다는 주장에도 "차씨와 가깝지도 않고 옛날 한번 인연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연락도 안 한다"면서 관계를 부인했다.
독일로 온 배경에 대해서도 최씨는 "(정윤회와 이혼해) 독일로 이주하려고 왔다"면서 "우리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논란을 제기하니까 더 이상 한국에 있을 수가 없어 장기 체류 목적으로 온 것"이라면서 "집을 구할 때 36만 유로(약 4억 5천만원)쯤 들었는데 은행 예금 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 서울에서 만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집을 두 채나 구입한 적도 없다"면서 3, 4채씩 구입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다만 최씨는 지금은 건강 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갈 상황은 아니라면서, "건강이 회복되면 용서를 구하고 죄가 있다면 받을 것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혐의로 대통령 연설문 유출로 한정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정 농단 논란을 확대시킨 태블릿PC 사용 의혹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이성한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재단 관계자들과 진실게임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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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연설문 수정은 인정, 태블릿은 내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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