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였다.
윤성효
"나는 진보 아냐... 법과 상식이 잘 지켜지는 나라 만들어야"
- '이명박근혜'에 대해 야당의 대처가 무능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수당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재명 시장의 연설 하나보다 못하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저는 설사 그 내용이 문제가 된다면 그 구성원을 처벌해야지 정당을 해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선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몇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다른 사람은 음모나 공모한 것이 아니기에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 정당 해산하면 그 당의 국회의원은 직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해산 되었다고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은 잘못이고 정치적 탄압이다. 옛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서는 앞으로 재심할 경우, 정부가 미안하다고 사과할 것이라 본다.
저는 진보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가를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아직은 친일과 부패, 독재 등의 쓰레기와 전쟁 상태다.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쓰레기가 가득하다. 쓰레기가 보수 이름을 빌려 보수로 가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이라기보다 보수정당 정도에 불과하다. 저는 이것이 옳으냐, 바람직하냐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헌법적 가치다. 헌법의 핵심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전제국'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주인이다. 왜 힘이 쎈 사람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느냐.
이 나라는 국민이 세금으로 구조조정 하면, 같은 국민인데 하필이면 왜 노동자부터 자르느냐. 유럽 국가는 근로자 대표가 회사 이사로 참여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회사 이사에 근로자가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최저임금 안 지키는 데가 많다. 미국은 최저임금 안 지키면 엄한 징벌 해서 회사가 망하게 한다.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는 업주가 많다. 법정 근로시간보다 더 근로하는 사람이 370만 명이나 된다. 불법근로 시키는 실제 사주를 잡아 처벌해야 한다. 불법연장근로를 없앨 경우 노동부는 15만 개, 노동계는 60만 개의 일자리 생긴다고 한다. 당연히 지켜야 될 법과 상식이 잘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제가 보수밖에 되지 않는다."
- 공무원의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노동 조직과 연대는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노동자인데 노동자임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사람이다. 공무원도 노동자다. 공무원노조가 있으면 시장이 나쁜 짓을 하기 어렵다. 성남시는 전국 단일 최대 공무원노조다. 유럽은 경찰도 파업한다. 공무원으로서 역할만 하게 하고, 단체행동권은 단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전제주의' 사고가 많다. 개발 독재를 해오면서 국민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국민이 모이면 나쁜 짓 하는 게 아니라 바르게 가는 것이다. 시민 사이의 조직이 횡적으로 많을수록 좋은 사회다. 공무원의 정치중립 명목은 그럴듯한데, 실제는 정치중립 아니라 정치 편향을 강요하는 것이다.
- 일부는 이재명 시장이 법무부 장관이 되어 칼춤을 추기를 바라는데."장관하는 것보다 시장 하겠다. 장관은 실권도 없는데."
- 올바른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일본군위안부 한일합의는 무효다. 그때 저는 '박근혜 나빠'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 하면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지킴이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때 제가 박근혜를 흉봤다고 해서 '박근혜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했고, 지킴이한테 장갑을 주었다고 해서 기부행위로 고발을 당했으며, 불법시위의 집회 공범이라고 고소를 당했다. 그래서 수사를 했다. 이 나라가 그렇다.
역사에 대한 해석과 입장을 왜 한 가지로만 가르치려고 하느냐. 사람이 국가 소유물이냐. 역사 왜곡이 정말 심각하다. 며칠 전 박정희가 죽은 날(10월 26일)이었다. 그 행사를 하는데 국방부에서 공문에 '박정희가 광복군 출신'이라 써서 보냈다고 한다.
박정희는 명백하게 혈서 쓰고 만주군관학교 출신이고, 일본군 장교를 자랑스럽게 여긴 사람이다.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역사가 민족의 뿌리다. 그러니까 저런 난리를 치면서 숨어서 몰래 교과서를 쓴다. 국정 교과서를 없애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집에 갈 거 같으니까 가고 나면 교과서 원상복구 해야 한다.
- 행정의 혁신이나 개혁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시장 잘 뽑으면 깔끔하게 된다. 그러면 다 바뀐다."
- 지역에서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면?"'리더'에 대한 환상이 있다. 보통 리더는 경험 많고 고위직함을 가진, 소위 말해 스펙을 가진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생각이 바르고 의지가 강하고 성실한 사람이 최고의 자원이다. 그런 사람을 키우면 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국민 대중의 선택이 바뀌고 있다.
고도성장 사회는 기회가 많다. 실패해도 기회가 있다. 그런데 저성장 사회가 되면 기회가 줄어든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바뀌고 신중해진다. 그래서 정치적 변화가 온다. 지금은 과거 무슨 엄청난 직함이나 역할을 했다고 내세우면 국민들은 그 직함과 권한을 갖고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이점이 아니라 오점이고, 무능함이다.
작더라도 알맹이가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지역에서 합의해서 경쟁시켜서 키우면 된다. 어디서 무엇을 해 먹은 사람을 찾으니까 우리는 결국 변화가 없다. 우리가 판단하고 우리가 만들면 된다. 저는 그냥 동네 변호사였다. 성질이 못되어 물면 끝장을 본다. 그러다가 감옥에도 가고 수배도 당했다.
성남에 500명 정도 모인 시민단체가 있는데, 저는 대표를 한 번도 하지 못하고, 간사와 차장, 국장, 집행위원장을 했다. 그런데 선택을 받아서 시장을 했다. 이제는 경력이 중요하지 않다. 우리 안에도 좋은 자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