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여가부 폐지 공약, "반만 맞다"

"각 부처 별로 정책 발전 시켜야" 거듭 주장... 여성단체 "여성 고유 문제도 산적"

등록 2017.04.14 18:31수정 2017.04.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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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바구니' 받는 유승민 후보 14일 오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선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유 후보가 참석자들로부터 무궁화 꽃바구니를 선물받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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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 먹으며 대선승리 다짐 14일 오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선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유 후보가 '승리'가 새겨진 찰떡을 먹으며 대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권우성


"저는 상당한 페미니스트(여성의 자유와 권리의 확대,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다."

여성가족부(아래 여가부) 폐지 발언으로 논란에 오른 바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자신을 향한 관련 비난에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해명을 거듭했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여가부 대신, 각 부처 별로 여성 정책을 발전시키자는 뜻이었다는 주장이다.

유 후보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유승민 지지 전국 여성대회'에 참석해 "여성분들을 뵌 김에 말씀 드리면 SBS에서 하는 토론회에 갔다가 여자 패널 한 분이 (관련 질문을) 묻기에 여가부를 폐지하고 각 부처가 여성정책을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더니 여성단체로부터 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본의를 말씀 드리면 (현재) 여가부에는 예산과 공무원(인력)도 얼마 주지 않아 실제 여성을 위해 한 일이 많지 않았다"면서 "여성 문제는 인구 절반의 문제라 워낙 중요한데, 저출산·직장 남녀 차별문제·일가정 양립 보장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 안에 관련 (담당)실을 만들어 제대로된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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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들어 인사하는 김무성 14일 오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선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후보,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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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유승민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14일 오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선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 전국여성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여성단체 "여성 고유의 문제도 산적... 부처 노력 병행해야"

여성운동단체들은 유 후보의 해명이 다소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여권 신장이 필요한 분야는 유 후보가 주장한 고용, 복지 뿐만 아닌 사회 전반의 의제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 외 각 부처가 그 업무 특성에 맞게 여성 정책을 관리하자는 것도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가부장제 사회에서 흔히 벌어지는 여성 폭력·신체적 차별 등 여성 고유의 문제 또한 산적해 있어 여가부를 무작정 폐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김민문정 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후보의 말대로) 한 개 부처에서 성평등 정책을 통할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모든 부처가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구성하고 설계하는 것은 필요하므로, 유 후보의 주장이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유 후보의 주장은) 반은 일리가 있고, 반은 맞지 않다"면서 "과거 누적된 성차별 문제로 인한 여성 고유의 정책들을 다뤄야 할 필요도 있다. 여가부가 실질적으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충분히 줘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민문정 상임대표는 이어 "더불어 대통령 직속의 성평등 위원회 같은 기구를 두어 모든 정책이 성 평등 관점에서 수립, 계획, 실행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여성지지자들이 참석한 '전국여성대회'임에도, 성적 고정관념을 부각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특히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전하며 "최근 여자 한 분이 여자 망신을 좀 시키기는 했지만, 많은 여성분이 우리 당에 오셔서 바른정당 후보를 응원하니 용기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당일 행사에는 전국 16개시도지부의 여성 지지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 말미 유 후보에게 무궁화 꽃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순자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유 후보는 부끄럽지 않은 남편, 사랑하는 딸 유담의 자상하고 좋은 아빠다"라면서 "대한민국 여성의 동지이자 여성을 모두 행복하게 해줄 남자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승민 #여가부 #여성인권신장 #여성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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