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팔달문 옆 지동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희훈
"(태극기 세력들이) 오는 5월 9일에는 명확하게 판단하리라고 본다. 다른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6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 당시 발언)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일명 '태극기 세력', 즉 극우 진영의 표심을 연일 껴안고 있다. 흩어지는 보수 민심에, 남은 대선 기간 '막판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18일 출마 당시만 해도 '대란대치(大亂大治)'를 강조하며 촛불과 태극기, 양 민심의 통합을 강조했던 그였다.
꺼내는 이슈마다 '극우' 주장과 맞닿아"동성애 때문에 우리나라에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동성애 반대' 논란은 홍 후보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25일 열린 4차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군대에서 동성애가 심하다, 어떻습니까"라고 운을 띄운 뒤, 문 후보가 "반대하죠"라고 답하자 "(문 후보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는 거죠?"라고 재차 물었다. 성 소수자 차별 문제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앞선 질문을 통해 드러낸 것이다.
성 소수자 차별을 막기 위한 '차별금지법'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진영에는 일부 극우 세력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12일 태극기사랑회, 애국단체총협의회,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의 단체는 '동성애·동성결혼 합법화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고 "대선을 앞두고,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5.18 유공자 가산점은 동의하고, 군 가산점은 동의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전날 토론회에서 '5.18 유공자 자녀 취업 가산점'을 거론한 것도 마찬가지다.
홍 후보는 당시 토론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유공자 자녀들에게 취업 가산점이 주어지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군 가산점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문 후보가 "군대에 다녀온 분들은 호봉이나 국민연금에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보상하면 된다"고 입장을 밝히자, 홍 후보는 "5.18 유공자는 줘도 되고 군 가산점은 안 줘도 되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5.18 유공자 자녀 취업 가산점 논란은 부풀려진 측면이 많다. 관련 가산점 제도는 5.18 유공자뿐 아니라 국가·독립 유공자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굳이 5.18 광주민주항쟁 유공자들의 사례만 들어 '가산점 논란'을 부추긴 것은 정치적 의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후보는 지난 17일 대구 유세에서도 5.18 유공자 자녀 가산점제도를 묻는 질문에 "재검토하겠다"고 말해 국민의당 소속 광주시의원 등 상대 진영으로부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 받은 바 있다.
특히 이 5.18 유공자 가산점 이슈는 일부 극우 단체에서 전단, 스티커 등으로 제작·유포해 한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 중앙시장 유세 당시에도 한 시민이 홍 후보에게 "5.18 문제 좀 관심을 가져 달라"며 관련 전단을 건네기도 했다. 당시 홍 후보는 이에 "아까 기자회견 했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같은 날 오후 1시 경기 평택 2함대를 방문, 보훈 공약을 발표하면서 "민주화유공자 유가족들에게 부여한 공직시험 가산점에 대해서도 과도하거나 치우침이 없도록 바로 잡겠다"고 공언했다. 홍 후보가 '보수 대통합'의 대상으로 지목한 남재준 통일한국당 대표 또한 지난 17일 '5.18 진실 알리기 전국 단합대회'에 참석해 5.18 유공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파 결집에 목마른 홍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