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피하는 홍준표-유승민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 시작에 앞서 안철수(국민의당)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유승민: 홍준표 후보에게 묻고 싶다.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국민이 나뉘어 갈등이 심했다. 촛불과 태극기, 지금도 적폐 논쟁 중이다. 홍 후보는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춘향이인줄 알았더니 향단이'라고 말하고 헌재에 대해 '정치 재판'이라 말하는 걸 보니 그렇다.홍준표: 정치적 탄핵은 정치인이 결정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박 대통령이) 사법적 탄핵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했다. '정치인이 결정해서 정치적 탄핵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법적 탄핵은 잘못됐다'고.
유승민: 그러면 국회의 탄핵 의결은 옳은 거고 헌재 판결은 잘못됐다는 건가?홍준표: 국회 탄핵은 자기들끼리 하니까 탄핵 과정에서 유승민 후보처럼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하고도 배신해서 탄핵에 찬성하고 그래지 않았느냐. 그러나 사법적 판단은 그건 정식으로 법 절차에 따라서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나는 일관되게 그 이야기를 했다. (중략)유승민: 1차 토론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홍 후보는 성완종 사건으로 뇌물 재판을 받는 중이고 대법원 재판이 나면 대통령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성범죄 강간 미수를 스스로 한 분인데 다른 후보를 비방할 자격이 있는가.홍준표: 그건 처음부터 한 달 동안 해온 이야기 아닌가. 그러니까 같은 당에 있던 의원들이 유 후보 덕이 없다면서 14명이나 뛰쳐나오지 않았느냐. 거기 가서 단속이나 잘하시라. 대구 가보면 유 후보는 배신자로 돼 있어서 거기선 정치하기도 어렵다.19대 대통령선거 전 열린 마지막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들은 정책 토론과 후보자 자질·네거티브 공방을 위태롭게 오가며 서로를 공격했다.
홍 후보는 2일 오후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사회 분야)에서 유 후보를 향해 "유 후보는 박 대통령을 배신하지 않았느냐. 배신자(이미지)로 돼서 정치하기도 어렵다", "덕이 없으니 같은 당 의원들이 14명이나 뛰쳐나온 것"이라며 상대측 이미지 공격 등 정책과는 상관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쏟아냈다.
유 후보는 애초 홍 후보에게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느냐'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이에 "정치적 탄핵은 할 수 있어도 사법적 탄핵은 잘못됐다"라고 답한 상태였다. 이에 유 후보가 "국회 탄핵 의결은 옳고 헌재 판결은 잘못됐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으나, 홍 후보는 이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고도 탄핵 과정에서 싹 배신하지 않았느냐"라며 유 후보 과거사를 문제 삼았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바 있는데, 이때의 경력을 근거로 "유 후보가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라고 역공한 것이다.
유 후보는 이를 무시하고 곧장 "홍 후보가 흉악범은 사형 집행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성폭력범은 어떠냐"라고 물으며 정책 토론을 이어가려 했으나, 홍 후보는 여기에도 "성폭력범 문제가 아니라 후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데, 그렇게 비열하게 하면 안 된다"라며 "바른정당 의원을 만나 왜 나오는지 물으니 '후보가 덕이 없어서 도저히 대선을 못 치르겠다'고 하더라"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토론회 진행을 맡은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홍 후보에게 "서로 비방하는 말씀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바른정당 소속 13명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 뒤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일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관련 기사:
홍준표 품 돌아가는 바른정당 13명, "친박 8적과 손잡나" 질문 쏟아져). 홍 후보는 이어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정책적으로 배신했다"라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홍준표 "유승민, 박 전 대통령 배신했다" 맹공... 유승민 "자유한국당, 썩은 보수"홍 후보와 유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통령에 관한 헌재 판결을 두고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유승민 후보가 토론회 말미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죄로 파면한다고 했다. 이건 알고 계시죠?"라고 묻자, 홍준표 후보는 "헌재 판결이 잘못됐다고 저는 일관되게 얘기했다"라고 대꾸했다.
이에 유 후보가 "헌재 판결에 전혀 승복 안 하시냐"라고 재차 물었으나, 홍 후보는 "승복이 아니고 '잘못된 판결이다' 이 말이다"라며 재판에 대해 비판했다. 유 후보가 이에 "뭐가 잘못됐느냐"라고 물었지만 홍 후보는 답변하지 않고 "시간이 별로 없다. 이미 관훈토론회에서 다 얘기했으니 그걸 참조하라"고만 답변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도 홍 후보에 대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그는 "홍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표에 따라, 표에 집착하고 있다. 오락가락하고, 막말로 언론을 나무라는 모습"이라며 "홍 후보는 지금 하는 게 보수의 제대로 된 모습이라 보는가"라고 물었다.
홍 후보가 이에 "그렇다"라고 짧게 답변하자 유 후보는 재차 "어떤 점에서 그러냐"라 질문했지만, 홍 후보는 또다시 "시간이 없다"는 답변만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제가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정말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개혁 보수의 역할을 다하고 싶어서였다"라 밝혔다. 그는 이어 "그게 쉽지 않은 거 잘 알았다. 오늘 바른정당에서 국회의원 13명이 당을 떠났다. 참 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는다"라며 "자유한국당은 낡고 썩은 보수, 희망이 없다. 국민이 제 손을 잡아주시면 개혁보수의 길을 나아가려 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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