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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논쟁 중민간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전력)수요전망 워킹그룹'(워킹그룹)이 지난 7월 13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을 발표하며 "2030년 최대 전력수요는 7차 예측치인 113.2GW(기가와트)에 비해 10%가량 낮은 101.9GW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이에 원자력계와 보수언론은 "전력수요 전망치를 정부 입맛에 맞췄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다음날인 14일 <2년 만에 낮춘 전력수요 예측… '脫원전' 꿰맞추기 논란>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매일경제도 같은날 <정부 빈약한 '탈원전 논리만들기'> 기사에서 '맞춤형 통계'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 팩트체크원자력계 주장대로 정부 코드에 맞춘 결과인 걸까. 그렇지 않다.
7차와 8차는 같은 수요예측모형을 썼다. 쉽게 말해 동일한 계산식을 적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수요예측이 다른 이유는 GDP전망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7차 수요예측에서는 연평균 GDP성장률을 3.4%로 잡았지만 8차 때는 2.5%로 계산했다.
일각에선 워킹그룹이 일부러 낮은 수치를 적용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억측이다. 2.5%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 발표한 전망치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이다.
KDI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세계교역을 둔화시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8차 전망치가 낮은 것이 아니라 7차 전망치가 과도하게 추정된 것이다. 2014년 전력수요 증가율(0.6%)은 국제적으로 경기 후퇴가 일어났던 2009년(2.4%)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최대전력수요가 연평균 2.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발전설비를 확충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이에 대해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정책연구센터도 "최근 추이를 볼 때 연평균 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건 과다예측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을 내놨다.
당시 환경부도 "7차 전력계획 수요전망은 과다전망이다"라고 의견을 낸 바 있다. 환경부는 2029년 전력수요 예측치를 108.8GW로 예상했다. 산업부의 예측치인 127.2GW에 훨씬 못 미친다. 원전 12기(APR1400 기준) 분량이 차이난다.
환경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협의 검토 의견'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전력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2013년부터 GDP 대비 전기소비 증가율이 낮은 탈동조화(상관관계가 높은 두 변수가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는 현상)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영이 미흡하다"며 "6차계획보다 낮아진 GDP 증가율과 최근 전력수요추세를 고려해, 전력수요를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검토의견을 냈다.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낮은 비율이지만 성장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력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가 전력수급계획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8차 수요예측은 7차 수요예측에 끼어있었던 거품을 걷어낸 것일 뿐이다.
* 오마이뉴스-녹색당 '핵노답' 공동기획팀오마이뉴스 : 글 선대식·신지수, 그래픽 박종현녹색당 : 이유진,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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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코드 맞춘 전력수요 예측? 거품 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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