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수색을 촉구하고 있는 두 아버지.
고동완
체감 온도 –6도에 두 아버지는 외투를 쓰고 '중무장'을 했지만 콧가에 맺힌 콧물은 어찌할 수 없었다. 박홍순씨는 기자를 만나자 마음 한구석 응어리를 쏟아냈다.
"배가 가라앉고 수색 한 번 제대로 못 해보고. 선사 앞에서 시위하다가 비바람, 모래바람 뒤범벅이 되고. 서민의 자식이라 이런 것인지..." "밑에서 외쳐도 턱 막혀"선사 폴라리스쉬핑은 사고가 일어나고 12시간이 지난 뒤에 해경에 사고를 알렸다(관련 기사:
세월호 유가족 머물던 광장에 스텔라데이지 실종자 가족이 있다). 수색은 5월에 가서 이뤄졌다. '늑장 대응'은 세월호와 같았다. 생사의 단서가 되어줄 구명뗏목의 행방은 놓쳤다. 실종자가 탔을지 모르는 뗏목엔 식량과 낚시 도구 등이 있었다.
코를 훌쩍인 박씨는 "밑에서 아무리 외쳐도 해양수산부나 외교부를 거치면 턱 막힌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제대로 된' 수색을 요구했지만 6월과 7월, 한시적으로 배 1~2척이 드넓은 바다를 살필 뿐이었다. 그마저도 7월 11일경 종료됐다. 지난 2일엔 심해 수색 장비를 투입하는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가족들은 장비로 블랙박스를 건져 사고 재발을 막을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유조선이었던 스텔라데이지호는 중국에서 화물선으로 개조된 25년 된 선박이었다. 같은 조선소에서 개조된 폴라리스쉬핑 계열 코스모호는 폐선 절차를 밟았다. 유니콘호, 퀸호를 비롯한 폴라리스쉬핑 소유 선박이 노후화됨에 따라 이들 배도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게 가족들 주장이었다.
가족들 호소는 미래의 안전과도 맞닿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은 응원 혹은 멸시로 나뉘었다. 수색 촉구에 기꺼이 서명에 동참하는 이도 있었지만 광장에 문뜩 와서 "누가 죽으라 했나, 위로금 받고 그만하자"라고 막말한 이도 있었다고 한다. 전형술씨는 "욕만 안 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덥다고, 춥다고 포기할 이유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