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 영이너폼 대표이사(전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 부이사장)느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에서 판매되었던 제품들을 처분하지 못하고 회사 쇼룸에 전시해 두고 있다.
이희훈
지난 15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영이너폼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 다음 해인 2016년 회사가 반토막이 났고, 2017년까지 계속 구멍이 생겼다"라고 토로했다. "다행히 최저점은 찍은 것 같다"라는 이 대표 뒤로 실제 개성공단에서 생산했던 제품들이 깔끔하게 걸려 있었다.
고품질이면서도 가격이 싸 그가 주도해 만들었던 개성공단상회에서 잘 팔리던 제품들이었다. 그는 "모두 '땡처리' 하려다가 화도 나고, 애정도 있고 해서 회사에 이렇게 걸어뒀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2013년 4월 개성공단이 6개월 동안 폐쇄된 후 새로운 유통 경로를 찾기 위해 만들었던 개성공단상회는 2016년 2월 다시 개성공단이 문을 닫기 직전까지 전국에 6개 매장을 열었다. 새로 문을 열 3개 매장도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 식 개성공단 중단으로, 결국 개성공단상회는 2016년 7월 1호점(안국본점)까지 문을 닫으며 폐점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에 (개성공단 중단을) 발표했잖아요. 그때면 봄 상품을 한창 준비할 때예요. 공장과 매장 모두 가장 중요한 시기죠. 또 최근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에서 발표한 걸 보면 법률에 근거하지도 않고 일방적 통치행위로 밀어버렸고요. 말로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하면서 피해를 최대화시키는 시기와 방법을 선택한 거예요."이 대표가 말한 대로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개성공단 중단 과정을 포함한 '정책혁신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를 요약하면, 개성공단 중단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로 이뤄졌고, 이후 통일부의 신중론도 청와대에 의해 막혀버렸다. 또 당시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의 이유로 내세웠던 '핵개발로 자금 전용'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그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불명예"를 꼽았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어느 방송국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꽤 긴 시간 인터뷰했죠. 근데 방송을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와서 한참을 이야기하고 저는 소위 말해 그 뒤에 깔리는 양념 정도로 나왔더라고요. 어쨌든 그땐 뭐 통일 대박이니, 개성공단이 통일의 마중물이니 그러더니 한 순간에 북한 핵개발을 도와준 놈들이 돼버렸어요. 굉장히 가슴 아팠죠.""야권의 비난? 언제까지 리스크 속에 살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