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경제공동체, 'H라인' 다시 그려보니

서해와 동해, 휴전선을 연결해 한반도 경제 축 새로 그려

등록 2018.05.03 16:08수정 2018.05.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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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운행을 마친 뒤 도라산역에 정차해 있다.
개성공단 화물열차가 운행을 마친 뒤 도라산역에 정차해 있다.연합뉴스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으로, 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입니다."(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 연설)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구상인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해와 동해, 남북접경지역을 아우르는 에이치(H)자 형태로 남북한 경제협력 기반을 조성한다는 게 이 구상의 핵심이다.

환서해 경제벨트, 서울-개성-베이징 연결하는 첨단 산업 축

환서해 경제벨트는 서울과 개성, 중국 베이징 등 각국의 주요 도시를 연결해,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상이다. 서부축에 속한 남한과 북한, 중국 도시의 총 면적은 총 167만km², 2억 400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통일부가 발간한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을 보면 환서해권을 '수도권, 개성해주, 평양남포,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라고 적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중국 동북지역과 연계한 남·북·중 신인프라 전략 연구'에 따르면, 환서해경제밸트의 핵심은 한반도와 중국을 잇는 교통벨트 구축이다. 서울과 평양, 베이징 등 주요 도시간 1일 생활권을 구축해 3국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반도 서부축의 고속 교통망 건설은 첨단 지식산업과 금융, 상거래, 기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3국(남한, 북한, 중국)간의 지식 산업 교류를 본격화해 역내 신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물동량 최대 1억 5000만 톤 가능"

화물 물동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14년 발간한 '남북 유라시아철도 사업의 의의 및 협력과제'를 보면 2030년 기준 경의축 화물 물동량은 2000만~3000만 톤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최대 1억 5000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서해 경제벨트에서는 두 개의 경제 삼각 지대가 구상되고 있다. 하나는 남북경제협력 삼각지대, 또 하나는 목포와 남포, 상하이를 연결하는 황해 트라이앵글이다.

남북경제협력 삼각지대의 경우, 현재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인천, 북쪽으로 해주를 잇는 구상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인천~개성공단~해주, 파주~개성~해주로 이어지는 축을 제시한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삼각지대가 형성되면, 막대한 인구와 소비 능력을 배경으로 소비재산업과 물류, 유통업 발전이 기대된다고 전망한다. 남북한 산업협력이 가속화되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 밸트 구상. 환서해와 환동해, 접경지역이 만나 에이치(H) 형태를 띄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 밸트 구상. 환서해와 환동해, 접경지역이 만나 에이치(H) 형태를 띄고 있다. 통일부

러시아까지 연결하는 환동해 라인, 에너지와 관광의 축

환동해 경제벨트는 부산에서 원산과 함흥, 단천, 나선을 거쳐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 자원 벨트다. 동부 축에 속한 지역의 총 면적은 195만km², 인구는 1억 3000만 명에 달한다.

동해권 에너지 자원 벨트를 구축해, 환동해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신베를린 선언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협력사업들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물류와 에너지, 관광 등 3개의 환동해권 개발 비전을 제시했다. 물류의 경우, 아시아 최대의 물류 허브인 부산항, 러시아 극동과 인접한 라진항을 연결하면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로 발전한다.

이렇게 되면 부산항은 아시아의 허브 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2개의 경제 삼각지대도 구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부산과 중국 동북, 러시아 극동 지방을 잇는 북방 트라이앵글, 또 하나는 부산과 라선, 일본 니가타로 이어지는 남방 트라이앵글이다.

"부산항, 아시아의 중심 허브 항만으로 발돋움 기대"

한국개발연구원은 2030년 동해축 화물 수요는 1000만~200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최대 1억 3000만 톤의 화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예측이다.

동해안 에너지 자원 개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7년 남북 공동 탐사가 성사된 단천 지구의 경우 마그네사이트와 연, 아연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사가 본격화된다면, 지하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러시아 천연 가스 도입을 위한 가스관이 설치되면 경제성이 높은 러시아 유연탄 수입도 원활해진다.

관광 개발은 강원도 설악산과 금강산, 원산 권역이 중심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백두산까지 연계하는 거대한 관광 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중심으로 한 관광 패키지가 활성화된다면 지역 경제 성장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접경지역 평화벨트는 휴전선 일대를 말한다. 접경지역은 DMZ 생태평화안보관광지구, 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 관광 벨트로 역할을 하게 된다. 동서해 경제벨트에 비해 경제적 비중은 적지만, 한반도 평화의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남·북·중 경제교통인프라 구축은 국가간 교통 인프라 연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간 인프라 연계가 가장 시급하다"면서 "국가간 공동 연구를 통해,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가간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반도신경제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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