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지난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비핵화와 관련해 일괄(all-in-one) 방식을 언급했다. 이 방식이 뭐라고 보나. "(트럼프 발언의 영어 원문을 보여주며) 개인적인 생각인데,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닐까 싶다. 'would be nice'를 썼던데, 트럼프 본인은 올인 방식이 낫다는 의미 정도? 가능성을 열어 둔 거라 본다. 트럼프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견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미 이 방식에 북한이 거부감을 보였지 않나."
- 그럼 어떤 방식으로 합의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북미가 타협할 수 있는 방식은 비핵화를 몇 개의 패키지로 나눠 진행하는 거로 생각한다. 합의는 일괄타결하되, 크게 세 패키지 정도를 나눠서 동시 진행하는 것. 성격에 따라서 먼저 되는 건 먼저 끝내고, 늦게 되는 건 늦게 끝내며, 전체적으로 2년 안에 끝내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조기성과의 로드맵'이라고 설명한다. 일단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할 때, 과도기의 안전보장을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핵을 과거핵, 현재핵, 미래핵으로 나누면, 먼저 과거핵을 일부를 처리해야 한다. 과거 핵은 이미 완성된 거니까 이행이 빠를 수 있다. (* 과거핵: 이미 완성한 핵 무기. 현재핵: 검증과 사찰 대상인 핵프로그램 중단, 폐기를 의미. 미래핵: 향후 핵무기 개발·고도화를 위한 핵·미사일을 할 수 있는 장소, 행위 자체, 핵 기술자 - 기자 주)
그렇게 1단계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한 2개월 안에 해외 반출하는 거다. 이 조건으로 미국은 워싱턴-평양의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대북제재 중 금융 부분 같은 일부를 완화하는 거다.
9월까지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가 만들어지면 트럼프로서는 최대의 정치 효과다. 뭐 노벨평화상은 10월에 발표되지만 그게 아니어도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거다. 7, 8월 정도에 북한 핵무기의 일부만 나가도 난리 나지 않을까. 평양에 연락사무소가 생기면 외신이 다 몰릴 거고. 국제사회의 주목받으면서 트럼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미국으로서도 최적의 시나리오다.
다음 단계로 현재핵을 해체하고, 미래핵인 ICBM의 설비를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핵의 나머지 부분을 해외반출하고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거다. 2년 안에 이 과정을 마쳐야 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강조했던 것처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비핵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하니까."
- 미국 주류 사회에 북한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크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합의된다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 같은데. 미국 내 여론을 바꿀 수 있을까."실제로 미국의 싱크탱크는 북한의 비핵화에 비관적이고 비판적이다. 이게 과거 북한 행태만을 보고 미래를 예상한 건데, 뭐 전혀 터무니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를 봐라. 충분히 진정성이 있다. 여기에 핵탄두를 해외 반출하는 결정까지 한다면 정말 엄청난 거다. 지금까지는 핵탄두를 보유했다면, 반출은 그 능력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거니까. 이 이상의 진정성을 말하기는 어렵지.
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북한은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북이 원하는 대로 완전한 체제보장이 된다면 모르겠는데, 비핵화와 대칭적으로 가기는 힘드니까. 사실 북의 체제 안전보장을 하는 것도 북한이 주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핵심적인 걸 만들어줘야 한다. 평화협정을 한다 치자. 그건 미래의 전쟁 가능성까지 막는 게 아니다.
북미수교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미얀마를 떠올려보자. 미국이 미얀마에 했던 것처럼 인권 문제를 들먹이며 일방적으로 단절시킬 수 있다. 리비아는 또 어떤가. 2003년 12월,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한다 했고, 실제로 제재 완화까지 갔다. 하지만 그게 리비아 체제를 안전보장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평화협정과 북미수교로는 북이 바라는 체제 안전보장이 안된다."
"북의 체제 안전보장, 유엔안보리 결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