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맏며느리' 되겠다고 자임하며 나선 여성후보자들의 선거공보와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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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지역의 자랑스러운 맏며느리가 되겠습니다!"선거 때마다 지역사회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 후보자들이 들고 나오는 대표적인 슬로건 중의 하나다. 종가의 '맏며느리'처럼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스스로 여성의 성 역할에 얽매이는 현실은 불편하다.
'시월드'까지 각오하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맏며느리'를 자처하겠다고 나서는 여성 후보자가 많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맏며느리'라는 슬로건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가부장제를 위해 충실히 봉사하는 역할'에 아직도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맏며느리'라는 단어는 이미 '족쇄'라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장남의 며느리로 들어가 결혼, 출산, 육아, 제사, 명절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여성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실, '맏며느리'의 원조격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이기도 하다. 추 대표는 지난 2004년 민주당 선대위원장시절을 기점으로 2016년에는 대선 후보자 경선 때 '민주 종가 맏며느리'라고 자신을 지칭해 왔다. 그리고 최근까지 이 표현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