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전 세계 매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 자체 생산 전력으로 매장을 가동하고 가정용 태양광패널 판매도 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이케아 고양점 옥상에 설치된 4446개의 태양광 패널.
이케아 코리아
구글, 애플, 지엠(GM), IKEA 등 154개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은 사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전량을 오는 202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으로 충당하자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100% 운동(RE100)'을 이끌고 있다. 이 운동은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 주도로 지난 2014년 시작했다.
삼성 등 국내 기업도 재생에너지 활용 '기지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의 압력과 권유를 받아들여 지난 6월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원, 화성 등 국내 사업장에도 옥상과 주차장 등에 6만3000㎡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은 그러나 '2018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열악해 202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 미국 등 세계 70여개 나라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골라 구매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12개 기업은 이와 관련,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과 환경운동연합 등 6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달 22일 '재생에너지 선택권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 모임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석탄·원전 등 다른 발전원과 구분해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이진선(31)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지난달 23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전력시장은 송전·판매를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어 전기의 에너지원을 구분할 수 없다"며 "재생에너지 생산전력을 구분해서, 발전사업자와 전력사용자가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국내 건물 옥상만 모두 활용해도 44GW 설비용량
이헌석(44)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지난달 22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태양광 시설을 확대하려면 (환경파괴 논란이 있는 농촌보다) 대도시 건물의 옥상과 도로, 주차장 등 유휴 부지를 1차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 등이 이런 부지를 찾기 위해 더 강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건물옥상 등 유휴 부지에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더 주는 등 유인 장치가 이미 있지만 정부나 민간사업자 모두 넓은 땅에 대규모로 재생에너지사업을 하는 게 '쉽고 편하기' 때문에 도시 유휴 부지를 찾으려는 노력이 소홀하다"고 꼬집었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이상훈(48) 소장은 지난달 23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지적을 수긍하면서 "정부도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붕형 태양광 설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에너지공단, 산업단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한 '산업단지 협동조합형 태양광 사업'은 경남 김해 골든루트산업단지와 나전농공단지, 광주광역시 평동산업단지 등의 25개 입주기업 지붕에 2019년 상반기까지 7MW 규모 발전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이 소장은 "주택과 건물지붕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시행한 한국형 발전차액지원제도(FIT)등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공장지붕과 주차장 등 유휴 부지에 오는 2022년까지 3.2기가와트(GW)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산자부에 따르면 국내 공장, 아파트, 사무용빌딩, 창고 등 활용 가능한 건물의 옥상에 모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원전 44기 규모에 해당하는 44GW의 설비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태양광 발전은 해가 떠 있을 때만 가능하므로 전력생산량은 같은 설비용량의 원전보다 적다.
이상훈 소장은 최근 정부가 새만금 지역에 조성하기로 한 2.8GW 규모의 태양광 단지도 유휴 부지 활용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는 새만금방조제 안쪽 일대(38.29㎢)에 오는 2022년까지 태양광(2.8GW)과 풍력·연료전지(0.2GW) 발전시설을 세우고, 새만금방조제 바깥에는 2026년까지 해상풍력(1.0GW) 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새만금 전체면적(409㎢)의 9.36%이며, 아직 매립되지 않은 공간에 수상태양광 등을 설치하는 것이어서 기존의 관광레저 및 상업시설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산자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