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 최지은씨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9호다. 민주당은 "최씨는 국제기구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대표적 국제 전문가이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글로벌 경제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오마이뉴스>가 4일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남소연
"평화의 밑바탕이 될 '남북경제통합'을 위해 일하고 싶다."
최지은 박사(39)는 더불어민주당의 9번째 인재로 영입되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지난달 16일 영입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표로 '남북경제통합'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체제를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대북 경제기조에서 한 발 더 나가 '경제적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목표다. 그러나 최 박사는 "북한경제를 개방경제로 전환하는 일에 함께하고 싶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980년 부산 출생인 최 박사는 2003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위해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09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고 아프리카개발은행에 입사했다. 2013년에는 세계은행에 영입돼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일했으며, 2017년에는 옥스퍼드에서 국제개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주당은 최 박사를 "전 세계 각 지역의 경제정책 자문 및 개발계획을 수립한 국제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최 박사는 4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남북경제통합'에 대해 "통일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고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는 데에는 통일비용 문제가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통일을 해서 경제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 때문"이라며 "통일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오히려 이익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 그런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 통일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 정치적인 부분에서 정부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또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를 지적하며 소위 '기득권'에 있는 윗분들의 '노동유연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위로 올라갈수록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라며 "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전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북한이 개방경제로 나아갈 방안 찾아야"
- 10년 넘게 외국에서 생활했다. 한국인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보다 자부심이 컸다. 한국은 개도국에 희망을 주는 나라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기적을 만들었다. 선진국에서도 한류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편견에 의한 차별은 항상 있었다. 나이 많은 백인 남성과 출장을 가면 내가 상사임에도 의례 그 남성이 상사일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 콘텐츠로 승부하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받고 무엇을 가장 고민했나. 또 수락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
"정치인이 될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정치가 중요하지만 내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안이 왔을 때 '왜 내가 정치를 해야 하지?''지금 회사에서 더 성장하고 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했다. 하지만 정치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네가 해 봐라' 했을 때 회피하고 도망치는 건 비겁하다고 느꼈다. 월급이 줄고, 미래가 불투명하고, 그래서 두려워 피한다면 나중에 시민으로서 정치를 비판할 자격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몇 번이나 안 한다고 하다가 고민 끝에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