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강의를 통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개강한 16일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에서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신입생이 자신의 랩탑 컴퓨터로 교양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학교 사이트에 접속한 뒤 서버 오류에 관한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나온 권고로, 재택근무, 재택에서 듣는 사이버 강의 등으로 실천되고 있다. 대학교 새내기로서 대학교 캠퍼스에 발을 디디는 대신, 하루 종일 노트북 화면 앞에 앉아서 과제만 하며, 왜 대학교 캠퍼스가 필요한지, 왜 굳이 대중교통 1시간을 이용해가며 대학교에 가야하는지에 대해 깨닫는 중이다.
먼저 가장 기본적으로, 하루종일 노트북 화면 앞에 앉아 있으면 눈이 아프다.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사이버강의를 듣고, 과제 수행을 위해 한글이나 워드 파일을 켜고 자료 조사, 정리를 해가며 리포트를 작성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부팅되고 있던 노트북에는 어느덧 인터넷 창이 쌓여있고, 본체는 어느새 뜨겁게 달궈져 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눈에서도 따끔따끔 피로가 느껴져온다.
또한, 인간은 소통을 필요로 한다. 과 동기보다 강의와 과제를 먼저 만난 새내기들은 온라인 이외에는 소통할 길이 없다. 어려운 강의, 과제와 마주해서 막막한 이 기분을 온전히 공유할 수 있는 동기를 직접 만날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더라도, 하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보면, 사람이 고파진다.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고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한편, 학생이 강의를 틀더라도, 강의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교수나 강사는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과제를 부여하게 된다. 직접 마주보지 않으니 확인이 불가능한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부담스러운 양의 과제가 올라온다. 그런 과제를 계속 하고 있으면 또다시 눈은 아파온다.
결론적으로, 디지털이라는 것은 아날로그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아날로그를 대체할 수는 없다. 중·고등학생들이 듣는 인터넷강의를 보면 디지털 교육을 더 널리 보급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우리는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 힘들게 씻고, 귀찮게 가방을 챙기고, 무거운 눈을 겨우 떼며 발을 움직여 학교로 걸어간다.
코로나 19로 인해 아날로그가 잠시 중단되고 대신 디지털 라이프를 경험해보며, '과연 사이버개강이 옳은 선택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라리 사이버개강을 하지 않고 오프라인 개강을 완전히 연기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등록금이 아깝다는 말들이 대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양질의 강의가 아닌 과제폭탄을 맛본 대학생들은 사이버강의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대신할 수 없음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대처에 반영해보는 것이 어떨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개시한 사이버강의에서는 수많은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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