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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궁금하죠?" 교사가 대신 가는 '교실 가는 길'

인천 대정초 교사들, 온라인 개학일에 1~2학년 '교실 가는 길' 동영상 올려 화제

등록 2020.04.20 21:05수정 2020.04.2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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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학년 학교 가는 길' 동영상 중앙 현관 모습.
'1~2학년 학교 가는 길' 동영상 중앙 현관 모습. 인터넷 갈무리
 
'학교는 어떻게 생겼을까? 교실에는 어떻게 가지?'

전국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속으로 이런 궁금함을 갖고 있을 것이다. 등교 입학식은커녕 교실 근처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학생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20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대정초등학교 교사들이 초등학생들의 이런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1~2학년 교실 가는 길'을 동영상(https://youtu.be/rs2pItHvGoo)으로 찍어 학생들에게 보낸 것.

5분 40초 분량으로 된 이 동영상은 정문 맞은 편 횡단보도에서부터 시작한다.

"대정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여러분. 학교 안 모습이 궁금하지요? 지금부터 교실까지 걸어가 보도록 해요. 횡단보도를 건너갑니다."
 

화면은 영화처럼 매끄럽지 않고, 해설자 목소리도 성우처럼 멋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학교 현장을 녹화 중계하고 있다. 바로 이 학교 교사들이 카메라를 들고 학교에 대해 설명하며 교실로 가는 것이다. 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이 학교 학생들을 대신해서다.

동영상은 정문을 거쳐, 보안관실을 지난다. 이어 화단이 보인다. 흥겨운 배경음악이 나온다.

"길을 따라 가다가 화단에 있는 예쁜 꽃과 나무에 인사해보아요."


어느 새 중앙현관에 다다랐다. 화면에 삼각대와 연결된 커다란 카메라가 보인다. 동영상 속 해설을 맡은 A교사는 다음처럼 말한다.

"이제 현관에 들어서면 앞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있어요. 열이 나는지 자동으로 체온을 재어주는 카메라예요. 카메라를 보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현관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트니 행정실이 보인다. 이어서 나오는 1학년 교실들.

"행정실이 보이고 1학년 1반 교실입니다. 김◯◯ 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실 거예요."

화장실과 정수기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여기는 화장실이에요. 차례를 지켜서 볼일을 보고 물을 꼭 내리고 손을 깨끗이 씻고 나와야 해요. 1학년 5반 교실 앞에는 물을 마시는 정수기가 있어요. 입에 대지 말고 물을 받아 마시는 것이 좋겠어요." 

"선생님 헉헉 대시네요" 이런 댓글 보고 힘이 난다는 교사
 
 
이 동영상은 다음과 같은 해설로 끝난다.

"이렇게 1학년 교실을 알아보았어요. 학교에 오시면 자기 교실을 잘 찾아볼 수 있겠죠? 개학날 만나요!"

하지만 A교사는 그 '등교 개학일'이 언제일지 말하지 못했다. 그 날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A교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문자 대화에서 "아직 학교에 등교조차 못하고, 교실 위치조차 알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우리 친구들 대신 교실 가는 길을 찍어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실제로 이 영상이 나간 뒤 '우리 아이가 영상을 보고 빨리 학교 가고 싶다고 하네요. 영상 감사합니다'란 학부모 문자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학교 교사들은 이날 '3학년 교실 가는 길'도 학생들에게 보냈다. 앞서 초등학교 4~6학년 온라인 개학일인 지난 16일엔 '선생님이 간다!-대정초 6학년 교실 올라가기'란 동영상도 학생들에게 보냈다.

교육부나 교육청, 학교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이 학교 교사들이 스스로 영상을 찍었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동영상을 직접 학생들에게 보낸 김진영 교사(6학년 부장)는 다음처럼 말했다.

"학교에 올 수 없는 6학년 학생들 대신, 제가 5층 교실까지 올려가며 동영상을 찍느라 숨이 찼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선생님 계단 올라가시느라 헉헉 대시네요. 고마워요'라고 적어놓은 댓글을 보고 힘이 났습니다."
#학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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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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