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월 은평구청 일부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
은평시민신문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높았던 지난 3월과 4월 내내 은평구청 공무원들은 과도하게 많은 인원이 모여 간담회를 열고 식사를 했던 사실이 구청 업무추진비 내역을 통해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일반 시민들은 모임을 중단 했던 기간임에도 11명 이상 모인 간담회 업무추진비 지출 건이 206건·3800만 원 규모에 달했다.
3월과 4월에 서울시와 은평구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높아 일반 시민들은 일상적으로 모여서 진행하는 회의도 취소되거나 화상회의로 진행하던 상황이었다. 또한 자가격리자 판정을 받은 주민들이 외부 활동으로 발각됐을 시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발하거나, 전자팔찌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사혁신처도 3월 24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공무원 복무관리 특별지침을 통해 '대인 접촉 최소화', '외출 자제', '대면회의·보고 및 출장 제한' 등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달리 구청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는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업무 간담회에 더해 코로나19 업무나,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등을 명목으로 11명에서 많게는 38명이 모여 간담회를 진행하고 식사를 하는 등의 모임을 가졌다.
지난 3월부터 구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 업무추진비 내역에 더해 사용장소와 대상 인원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 추가로 공개하고 있다. 은평구청은 기존에도 투명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기 위해 구청장부터 각 부서별로 사용 현황을 공개했지만 세부내역이 나타나 있지 않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만 내역 확인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구청은 업무추진비로 3월에 총 891건에 대해 8453만원을, 4월엔 527건에 대해 5125만원을 사용했다. 이중 단순 물품 구매가 아닌 11명 이상 인원이 간담회를 실시한 내역을 살펴보니 3월에는 117건에 대해 2099만원을, 4월에는 89건 1775만원을 지출했다.
제설 대책 등 시급성 없어도 코로나 속에 간담회 개최
특히 구청 행정지원과가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홍보 유관기관 간담회'로 24명 24만원, 문화관광과 '불광천 벚꽃 인파 안전 대책 추진 관련 간담회' 19명 15만원, 진관동 주민센터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방지 활동관련 간담회 4차례 개최로 각각 27명·25명·11명·24명 씩 모여 도합 57만원을 지출한 점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취지와 맞지 않는 업무추진비 지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린 지난 겨울 이었음에도 3월에 도로과는 제설 대책 업무 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세 차례 개최하고 각각 17명·31명·25명이 모여 95만원을 지출한 경우도 있었으며, 재무과는 '계약 관련 외부청렴도 향상 간담회' 명목으로 한 음식점에서 15명이 모여 밤늦은 시간까지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은평구청은 기존 업무에 더해 코로나19 관련 업무 명목으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게 된 것인데 이는 확산 방지를 위한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의 노력과는 반대로 흘러 간 모습이다.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소요 경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움직임 속에서 필요한 간담회라도 개최를 지양하고,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업무추진비가 과도하게 집행됐다는 점에 대해 은평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앞으로 구청의 불필요한 간담회를 줄일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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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는데... 공무원은 30명씩 모여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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