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이즈 아몬드와 스파이스 너트. 크리스마스 콘셉트니까 초록색과 빨간색 털실로 묶어주면 분위기가 더욱 그럴듯해진다.
김정아
형편이 어렵던 시절에 만들던 크리스마스 간식
나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혼자였던 남편은 삼남매를 혼자서 키워서 출가시켰다.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 이혼을 하게 되었고, 상황은 참으로 좋지 않았다. 일도 하고 아이들도 챙겨야 하는 삶은 싱글대디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주변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고 남편은 늘 감사한다.
그 와중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닥치면서, 선생님들께 선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선물을 살 돈은 물론 없었다. 그래서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견과류를 이용한 간식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여 들려 보냈다고 했다.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았고, 바로 땡큐 카드를 받아 들고 온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남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꼭 이 두 가지 너트 간식을 만든다. 작년에는 코비드 때문에 가족 식사가 금지되어서, 이렇게 이것저것을 만들어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서 아이들 집에 배달하였다. 그래도 올해는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이라도 함께 모여서 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시는 누님과 형수님께는 올해에도 가지 못하니 또 선물을 준비한다.
남편이 만드는 이 견과류 간식은, 캐나디안 리빙(Canadian Living)이라는 잡지사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나온 책자에 있는 것이다. 원 레시피는 자그마치 1977년에 출간된 것이다. 그야말로 옛날 재료로 옛맛 나는 간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