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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평등 지적하니 "여가부 뭐했냐"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

[여성가족부장관 인사청문회] '구조적 성차별' 질문엔 침묵... '폐지' 동의한다면서 '업무 강화' 말하기도

등록 2022.05.11 18:45수정 2022.05.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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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양이원영 의원 : "윤석열 대통령이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 후보자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김현숙 후보자 : "저는 대통령님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양이원영 의원 :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현숙 후보자 : "우리나라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말씀하실 때는 주로 세계 성격차 지수를 갖고 말씀하신다고 들었어요."
(...)
양이원영 의원 : "구조적 성차별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김현숙 후보자 : "세계 성 격차 지수에서 우리가 낮은 지수(등수)인 것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그러면 저는 여성가족부가 20년 동안 있었는데 왜 세계 성 격차 지수가 그렇게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102위로 떨어졌는지 의원님들과 토론을 하고 싶습니다."


자료 제출 등의 문제로 오전 11시께 정회된 뒤 오후 2시 40분이 돼서야 재개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가부 폐지'가 주요 화두였다(관련 기사 : 국민의힘도 비판한 김현숙 여가부장관 후보의 '배짱' 태도 http://omn.kr/1yv0s).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말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에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도 계속 나왔다. 강선우 의원이 재차 "동의하냐, 부동의하냐" 물었지만, 김 후보자는 "세계 성 격차 지수가 여성가족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순위로) 유지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한국 성불평등 상황의 주된 근거로 제시되는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성 격차 지수' 순위를 두고 오히려 여성가족부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김현숙 후보자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의 '구조적 성차별' 관련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의 여성가족부의 행적을 비판하고 여성가족부 폐지에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경력단절 예방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여성의 권익 증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부처가 거듭나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과는 모순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도 "역할과 책임 애매"... 폐지 이후 개편안도 밝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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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청문회 시작을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권인숙 의원 : "폐지가 아니라 역할을 강화하고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아까 말씀하셨던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는 건데 왜 굳이 폐지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내용은 하나도 메워내지 못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입니까?"
김현숙 후보자 : "저는 그걸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신중하게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안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여성 정책 폐기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지 않냐"라는 물음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각계 각층의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에 국민의힘, 민주당 의원님들의 의견을 다 수렴해서 합의 가능한 방향으로 촘촘하고 합리적으로 설계하라는 것"으로 윤 대통령의 뜻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미애 의원마저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는 우리 민주당 의원님들 지적이 전부 잘못됐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여가부 폐지라고 하면서 왜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냐, 형식적으로 보면 그 역할과 책임이 애매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가부 폐지' 주장이 무색하게 김 후보자는 오히려 '여가부 업무의 강화'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김 의원에게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여성가족부의 업무가 분절적이고, 법무부나 복지부나 고용부랑 협업 체계를 해야 되는 부분이 많아서 여성가족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너무 없다"라며 "강화하고 주력할 수 있는 그런 업무가 무엇이 있을까, 여가부에서 해야되는 일에 대해서 다른 부처에 다 이관하는게 아니라 통합하고 정리하고 이론화해서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도 김 후보자는 "여성가족부가 너무나 다양한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어떤 집중과 선택을 통해서 굉장히 중요한 몇 가지의 주력사업들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통합된 서비스를 보이는 것으로 거듭나는 것이 부처의 위상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나온 여성 정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여성이 모든 것에 대해서 약자라는 생각하는 프레임 때문에 대통령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씀한 것 같다"라며 "성 격차지수 (순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정치참여와 경제활동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지표는 국회 내 여성 의원 비율이고, 두 번째 경제활동은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 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지속적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 #여가부 폐지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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