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 새롭게 주류로 부상한 친이재명계와 기존 당 주류인 친문재인계 사이의 갈등 역시 첨예해지고 있다. 이재명 위원장이 기존 계획대로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후폭풍은 더 거세질 조짐이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이재명 효과는커녕 거꾸로 선거 막판 당이 이재명 후보를 구하기 위해 계양까지 지원을 나가야 했다"면서 "자신으로 인해 당을 어려움에 빠뜨려놓고 전당대회까지 나가겠다는 건 당을 쪼개자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해철·홍영표 등 친문 핵심들은 동시다발로 이재명 위원장 비판에 나섰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이 위원장을 겨냥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했다. 전해철 의원도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 발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대선, 지선 패배에 책임 있는 지도부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의 요구'라 포장한 이재명·송영길의 품앗이 공천이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2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지방선거 패색이 짙어지자 자신의 SNS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고 공격했다.
당권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 전당대회 선거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당초 전당대회는 8월로 예정됐지만, 일각에선 비대위 사퇴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조기에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전당대회를 빨리 당길 수도 있다"면서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실무진 의견도 있다"고 했다.
임시 지도부 구성을 위한 의원총회를 조속히 열자는 요구도 나온다. 이날 총사퇴한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늦어도 내일은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하며 "소수가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리고 다수에게 그 추인을 강요하던 과거의 패착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대선 직후 비대위 구성에서 전임 지도부와 이재명 위원장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을 언급한 내용이다.
예고된 혼돈... 민주당 쇄신, 이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