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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유가족 만난 이태원 유가족 "우리가 위로하는 대상될 줄은..."

[현장] 참사 1주기 석 달 앞, '특별법 제정' 집중 계획 발표 "끊임 없는 참사... 정부 여당, 엄중함 못 깨달아"

등록 2023.07.31 13:22수정 2023.07.3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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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하반기 활동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31일 오전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린 가운데, 이정민 신임 운영위원장(고 이주영 아버지)이 하반기 활동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하반기 활동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31일 오전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린 가운데, 이정민 신임 운영위원장(고 이주영 아버지)이 하반기 활동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권우성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10.29 이태원참사의 1주기를 3달 여 앞두고, 유가족협의회가 2기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에 계류 중인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아래 특별법) 제정 촉구와 1주기 추모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유가족들은 31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활동 계획 발표와 함께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함께 지적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참사, 정치가 국민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0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장에서 단식을 진행했던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 신임 부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지난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기각 사실을 먼저 언급했다. 

최 부위원장은 "헌재는 무능함은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다고 탄핵을 기각했고, 그 순간 무능한 장관은 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자리로 돌아갔다"면서 "이게 올바른 선택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에 이 정부 책임자들은 그 어떤 반성과 사과도 없다"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참사와 사고는 정치가 국민을 살피지 못하고 여전히 (참사에 대한) 엄중함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고, 정부 여당과 정치인들은 (이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하반기 활동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31일 오전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정민 신임 운영위원장(고 이주영 아버지).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하반기 활동계획 발표 기자간담회가 31일 오전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정민 신임 운영위원장(고 이주영 아버지).권우성
 
지난 29일 유가족 임시총회를 통해 신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는 이 장관의 탄핵 기각 이후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확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안위 위원들에게 보내는 엽서 보내기 캠페인부터, 오는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특별법 제정 촉구 오체투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다른 재난 참사 유가족들과의 연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오송 참사 유가족들을 만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금까지 세월호 유가족 분들과도 계속 연대해왔고, 대구 참사처럼 대한민국에서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은 공감하는 마음으로 함께 연대해왔다"면서 "오송을 방문해 유가족이 되신 분들을 만나 뵈니, 너무 안타깝고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실 우리는 위로를 받아온 대상이었고, 그 앞에 참사를 겪으신 유가족들이 저희를 위로하고 저희에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저희가 또 위로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명확한 피해 상황이 인지되고 있음에도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하고 있어 (유가족들이) 가슴 아파 하고 있다. 함께 연대해 그런 부분들이 정부로부터 무시되지 않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진상규명은 유가족이 증인... 이 시간 지나면 할 수 없는 행동할 것"


역시 신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고 유연주씨의 아버지 유형우 신임 부위원장은 참사 피해 당사자의 적극적인 진상규명 참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유 부위원장은 "현장에 있었던 가족들이 (참사의) 모든 정황을 아는데도 공식 의견을 청취한 제대로 된 수사는 없었고, 이상민 장관 탄핵 심판 때도 유가족 증언이 매번 거부돼 마지막 변론 기일에 약 10분 남짓 증언을 한 것이 전부였다"고 짚었다.

유 부위원장은 또한 "지난 시간 정부 여당의 이런 행태와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오늘은 나지만, 내일은 당신이 될 수 있다'고 울부짖었다"면서 "10월 29일 밤 먼 길 떠나는 아이들을 보며,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아비로서, 이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를 방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김교흥 국회 행안위원장(민주당) 등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0월 29일 참사 1주기 당일에는 오후 2시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4대 종단 기도회를 열고, 이후 행진에 이어 오후 5시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에서 추모 문화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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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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