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중앙정부만 빚내지 않으면 건전재정인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대통령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던진 질문이다. 역대급 세수결손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모든 사업에 대한 지방채 발행을 허용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2023 지방재정전략회의'에서 각 지자체가 지방세입 감소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통합재정안전화기금의 사용가능 비율 제한을 단계적으로 자율화하고, ▲ 재정투자사업 등을 대상으로만 발행 가능했던 지방채를 국채와 동일하게 모든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포괄지방채' 발행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세수결손 책임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정부가 지자체에 기금과 세계잉여금(회계연도에 수납된 세입액으로부터 지출된 세출액을 차감한 잔액)을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 같은데 세계잉여금이 적자인 지자체만 24곳이다"며 "작년만 해도 지방채 신규발행을 최소화 하라고 했는데 올해는 입장이 바뀌어서 빚내라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세수결손에 따른 교부세 감소는) 법에 따라 하는 것이지 (지방에) 떠넘기는 게 아니다"면서 "지금 내국세의 40%는 어떤 형태로든 지방에 내려가게 돼 있는데 내국세 자체가 줄어들어서 지방재정에도 영향이 간 것이지 국가(중앙정부)가 지방에 돈을 안 줬다는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반박했다.
김 비서실장은 현 정부의 재정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는 재정주도로 성장했지만 저희는 민간, 시장경제 위주로 (성장)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역대급 세수감소라 하지만 법인세 및 소득세 등 부자감세로 인한 건 한 2조 원 정도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글로벌 경기침체 때문인 걸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도 "돈을 풀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고 일자리도 재정을 풀어서 만들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 선거에도 도움이 되고 여당 입장에서도 좋은 건데 안 하는 이유가 빚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이 돈은 저희가 갚는 게 아니고 MZ세대가 다 갚아야 한다. 지금 국가 빚이 1100조 원을 돌파했고 가계·기업 부채까지 합치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미국보다 20~30배 높다"고 말했다.
예결위에서도 논란... 이상민 "지방채 발행해야 할 지자체는 4곳"
한편, 역대급 세수결손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에 대한 문제는 같은 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비경제부처 심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대상으로 "보통교부세는 16%, 부동산교부세는 18.3%로 일괄감액해 지자체에 통보했는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 생각한다. 그런 통보를 받았을 때 다른 곳보다 지방재정이 좋지 않았던 곳의 충격은 2~3배 더 크지 않겠나"라며 관련 대책을 따졌다. 또 "지방채를 발행하려면 (기반이 될) 공공기금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곳도 있다. 다 발행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이에 이상민 장관은 "추가 가용재원을 열심히 발굴하고 세출 구조조정해서"라며 "지자체와 긴밀히 (대책을) 협의하는 중"이라며 "지자체별로 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가용재원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곳은 전국에서 4곳으로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제가 알기로만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지자체가) 경기도에서만 12개 시·군이다. 안일한 시각을 가지면 안 된다"며 "지역에서는 난리다. 취약계층 지원사업이나 장애인복지관 사업 등 다 50% 삭감하거나 인건비 삭감 지시가 나왔다. 그 분들은 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자체가)지방채를 발행할 때 공공기금에서 못한다면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곳이 시중은행"이라며 "행안부에서 그 (교부세) 감액 부분만큼이라도 (시중은행 이용시 발생할) 이자액이라도 예산을 확보해서 지원해주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에 "세수 부족에 따라 지자체들이 상당히 어려운 건 당연한 말씀이고 긴밀히 지자체와 상의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여러가지 다각적 방법을 검토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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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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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지방채 발행 최소화하라더니 이제는 빚내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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