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혜숙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대통령 거부권 반대 및 쌀값 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며 삭발하고 있다.
유성호
-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반대하며 삭발했다.
"현행 양곡관리법은 쌀 생산량이 많거나 가격이 많이 하락할 경우 정부가 쌀을 매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법은 일정 가격 아래로 쌀값이 내려가면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주던 쌀목표가격제가 2020년 폐지된 후 농민들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정부가 매입 기준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결국 작년 쌀값이 쌀값 조사를 시작한 1977년 이래로 45년 만에 최대 폭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에 '(쌀을) 매입할 수 있다'는 부분을 '매입해야 한다'고 강제하는 개정안을 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남는 쌀 무조건 사주는 법안', '혈세 낭비'라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농민들은 '그전에는 쌀목표가격제가 있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가격 보장을 어디에서도 해주지 않으니 불안하다'고 한다. 농민들의 불안한 심리가 계속되고 있다."
▲ 대통령실 대파 해명에 백혜숙 더불어민주연합 비례후보 “스스로 무지한 정권 실토” ⓒ 유성호
- 22대 총선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됐지만, 유통 분야에서는 민주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유통 민주화를 이루어내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과 강서시장을 관리·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유통 현장을 들여다봤고, 경매 거래 제도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가락시장은 농수산물의 90% 이상이 경매 거래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농민들에게는 가격 결정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 그 이유는 무엇인가.
"농산물 경매 과정을 살펴보면 중도매인이 '농산물을 얼마에 사겠다'고 말하고 경매 단말기를 누르면 몇 초 만에 경매가 끝난다. 농민들이 '나는 얼마를 받고 싶다'는 생산비가 있을 텐데, 그런 가격제시가 전혀 안 된다. 농민들은 얼마받을지도 모르고 포장비, 차량운송비 대가면서 무조건 가락시장으로 올려보낸다. 그런데 그 가락시장에서는 그날그날 들어오는 물량에 따라서 물량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물량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농민들의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공영도매시장으로 들어오는 농수산물은 도매시장 법인이 독점적으로 수탁권을 가지고 경매로 거래되는 거다. 이런 경매제도가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에게 정말로 좋을까. 저는 직거래 도매상 제도를 허용해서 경매제도의 경쟁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왜 직거래 도매상이 허용되지 않을까.
"경매 회사 대부분이 대기업 주주들로 구성돼 있어서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배추·무 최대 거래 도매시장법인인) 대아청과의 대주주는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와 호반건설이다. 나머지 경매 법인들도 다 대기업이 주주로 있다. 이들 법인들은 국가가 마련한 공영도매시장에 독점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판매 위탁 수수료를 4%~7%씩 따박따박 받는다."
"지난 겨울 폭설, 고물가 충분히 우려됐는데"
- 국회의원이 된다면 1호 법안으로 무엇을 발의하고 싶은가?
"가칭 '공공식료 지원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고 싶다. 공정한 유통 체계를 만들어 농민은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하고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값싼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공정한 유통 체계는 '원가에 기반한 농산물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말한다.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은 원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락시장 경매가가 기준이 되고 있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바로 중간 유통인이다. 그들이 농산물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에 농민과 소비자가 고통받고 있다. 지금은 경매가격만 공개되고 있는데, 판매가격도 공개해야 한다. 중도매인들이 농산물을 얼마에 낙찰받아서 얼마에 파는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