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아이들을 위한 길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등록 2002.12.10 12:57수정 2002.12.11 18:43
0
원고료로 응원
하늘 어디에선가 자신들을 위한, 자신들의 희생으로 지펴진 온국민의 촛불을 보고있을 우리의 두 아이들에게 애도하며 이 글을 써봅니다.

효순과 미선이의 강탈당한 죽음은 그 누구도 보상할 수 없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도 없습니다. 길가에 핀 한 떨기의 민들레도 밟히고 짓이겨져도 다시 고개를 들건만 우리의 두 아이들은 그들이 거닐던 길가의 민들레보다 더 먼저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희생으로 인해 우리는 턱없이 불어오던 한 여름의 삭풍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그 삭풍을 막기 위해 불씨 작은 하나 하나의 촛불을 모아 두 아이의 이름으로 대항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모두 다 일어섰고 슬픔에 두 아이의 지난 모습을 생각치도 못하는 효순과 미선의 친구들 그들의 어린 동생들도 나오는 눈물과 흐느낌을 참으며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삭풍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벌써 나이 들어버린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불어오는 삭풍을 그대로 받으며, 얼어죽고 밟혀죽고 삭풍에 가진 것을 빼앗기며 살아왔습니다. 제대로 대항 한 번 못해 봤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까지 삭풍을 받게 하긴 싫습니다. 또다시 피지도 못한 꽃을 삭풍에 날려버리긴 싫습니다. 날려진 꽃을 위해 울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그들이 울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러한 삭풍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뒤돌아 보았을 때 부끄러워하지 않고, 우리의 아이들이 앞을 보았을 때 떳떳한 그런 세상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작은 불씨 하나 우리의 마음을 담아 효순과 미선이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우리의 아이들의 앞날을 밝혀 줍시다.

덧붙이는 글 | 14일은 우리들이 일어서는 날입니다. 작은 불씨 하나 모아 그 온기가 미선이와 효순이의 하늘까지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14일은 우리들이 일어서는 날입니다. 작은 불씨 하나 모아 그 온기가 미선이와 효순이의 하늘까지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2. 2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3. 3 개 안고 나온 윤 대통령 부부에 누리꾼들 '버럭', 왜? 개 안고 나온 윤 대통령 부부에 누리꾼들 '버럭', 왜?
  4. 4 추석 민심 물으니... "김여사가 문제" "경상도 부모님도 돌아서" 추석 민심 물으니... "김여사가 문제" "경상도 부모님도 돌아서"
  5. 5 계급장 떼고 도피한 지휘관, 국군이 저지른 참담한 패전 계급장 떼고 도피한 지휘관, 국군이 저지른 참담한 패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