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교민지. 조선일보의 기관지인가

2월25일자에는 48건의 한국 인터넷 기사 중 33건의 기사가 조선일보 기사

등록 2003.04.11 03:29수정 2003.04.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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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4000여명의 교민들에게 한국의 정보 및 뉴스들과 러시아 정보를 제공하는 교민지가 조선일보 기사에 편중되어 있어 “교민에게 객관적인 언론 및 정보 제공”에 문제점을 자아내고 있다.

유일하게 러시아 연방<대중매체언론부>에 등록되어 있는 교민지(등록번호NO.77-9285)는 한국 언론사 신문들과 비슷한 체계로 유지되어 왔다.

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스포츠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 교민들에게 정보 및 뉴스를 제공(한달 구독비 10$)하며, 모스크바 교민지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재외동포들과의 네트워크 연결 및 커뮤니케이션 공유’라는 취지 하에 노력해 왔었다.

또한 광고 분야에선 모스크바에서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중소기업 및 상가, 종교 단체 등의 광고와 홍보 역할을 교민지 신문지상으로 알리는 대신, 이에 따른 광고비(보통 한달 기준에 매일같이 70~80여개의 광고들이 교민지상에 오르며 가격은 50$~100$사이정도)를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에 따른 효과로는 많은 한국인들이 좀더 편안하고 쉽게 한인 사회의 부분들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좀더 심사숙고해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은 이런 식으로 모스크바 한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교민지의 모든 정보와 뉴스들은 인터넷 한국 신문지상의 뉴스들을 그대로 옮긴다는 것에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봐서나 지역적 한계를 생각한다면 이러한 방법의 정보전달은 모두가 동감하고 이해가 가는 부분일 것이다.

허나 더 큰 문제점은 한국 인터넷 신문상으로부터 옮겨진 이러한 기사들은 ‘조.중.동’ 중심의 기사들이 오로지 교민지 사장의 주관적인 판단 하에 몇천명의 교민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보통 A3용지 38페이지 량의 교민지상엔 매일같이 대략 50여개의 한국 인터넷 신문사의 기사들이 실려진다. 보통 비중 있는 분야 즉 정치,사회,언론,국제,문화,스포츠순으로 기사가 시작되어 지는데 그중 조.중.동의 기사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며, 몇몇 기사들은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채 실린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민감한 사항인 국내 정치, 사회, 언론 등의 분야엔 거의 조선일보의 기사들이 주류가 된다는 것이고, 매일같이 올리는 사설 역시 조선일보의 사설이란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 교민지(2월25일자)에는 48건의 한국 인터넷 기사 중 33건의 기사가 조선일보 기사였으며, 출처를 밝히지 않은 기사4건, 그 중 그날 비중 있는 기사만 따려본다면 “모스크바 교민지=조선일보” 라 해도 무리가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모스크바 교민지가 조선일보 기사 위주로 싣는다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라고 반박할 수 있다. 물론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다. 허나 모스크바 교민지가 진정한 교민지로서의 위치를 인정받고 싶다면 그 인정은 교민들에게 받아야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부터 연로한 노인들까지 모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이라면 적어도 객관성을 지켜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객관성은 곧 신문에 있어 생명이요, 이 부분에서 자칫 잘못 독자에게 전달된다면 독자의 눈과 귀는 그 잘못된 부분들을 그대로 믿을 것이요, 그것은 곧 독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언론 플레이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결과 적으로 교민지의 역할을 역행하는 처사이기도 한 것이다.

현재 한국에선 ‘한국 언론 바로 알기, 외곡 된 언론에 속지 말자’ 등의 취지로 사실상 많은 지식인들과 많은 젊은 사람들 사이엔 “안티 ‘조,중,동’ 특히 안티조선”등 모임 등이 존재하며, 노무현 대통령 역시 ‘조선일보와는 전대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러한 마당에 굳이 모스크바 교민지가 조선일보와 함께 다른 신문사의 기사를 충분히 활용해서 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만을 고집한다는 이유는 쉽게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다.

이는 필시 모스크바 교민들에겐 “첫째, 귀찮아서 한 신문 위주로만 옮겨 낸다. 둘째, 교민지 사장이 조선일보의 열광적인 독자이다. 셋째, 굳이 이런 거 저런 거 다 필요 없이 상업적으로만 활용하면 된다” 라는 이유 뿐 이라고 생각되어 질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니 모스크바 교민지는 교민들에게 진정으로 정확한 정보와 뉴스들을 전하고 교민들에게 욕먹지 않는 교민지가 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교민들에게 많은 여러 가지 정보와 뉴스들을 전하여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비판과 판단 및 수용을 하게끔 위해선 모스크바 교민지는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언론지의 사명이요, 모스크바 교민지로서의 책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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