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이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구성되어 3군간 균형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주장은 우리의 안보현실을 잘못 인식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한 국가의 전력 구성비율은 그 나라의 전략적인 환경, 지정학적인 여건 및 전쟁수행 방법 등을 고려하여 자국의 실정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한국의 경우 대륙과 육속 관계에 있는 지정학적 여건과 남북간 군사 대치상황 등 특수한 여건을 감안할 때 현재의 구성 비율은 결코 육군에 편중된 병력비율이 아니며, 우리와 지정학적 여건이 유사한 반도국가와 북한의 병력 구성 비율을 비교할 때 거의 대등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 방위를 우선시하는 안보전략과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여건상 우리의 영토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형은 대부분 산악으로 형성되어 있다. 산악 지형에서는 정밀 유도무기 및 해·공군력 위주의 전투보다는 지상군에 의한 전투가 효과적이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군은 첨단 정찰력·공중 레이다·위성정찰·열 추적 장치·첨단 도청장치를 갖고도 산지가 많은 아프가니스탄의 지형조건 때문에 이러한 첨단장비의 효과를 제대로 못 봤다. 그 결과 지상군 투입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3군 균형 발전론의 본래 의미는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 전략 개념을 토대로 육·해·공군이 통합된 전투력이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각 군별 적정 수준의 군사력 규모를 유지하면서 이를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10여년 간 전력 증강 추이를 보면 국방투자비중 해·공군의 점유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육군은 2차 율곡(1982∼86)사업 시 50%에서 2001년 35%로 점유비가 15% 급감되어 오히려 지상군 전력의 진부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육군의 경상운영비도 1992년의 56%에서 2001년에는 48%로 8% 삭감되어 평시 전투력 관리 및 유지에도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각 군의 구성 비율은 대국적인 견지에서 우리가 처해있는 환경과 국가의 능력은 물론 전쟁수행 방법 등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평가 아래 국가전략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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