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김희수
[최희영 기자] 건강에 관한 관심은 1년 365일 뜨겁다. 아픈 사람도 많고 낫고자 하는 사람도 많다. 40대 남성사망률 1위라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자만 아픈가. 여자도 아프다. 왜 아픈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웅진닷컴 刊)을 낸 한의사 이유명호(50)씨는 “여자의 몸을 평가절하하는 사회 풍토 때문에 여자가 더 아프다”고 말한다. 그의 입담에 귀를 쫑긋 세워보자.
건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게 뭔가?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아는 것일 터. 이유명호씨는 “이 땅의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모르고, 몸을 학대하고, 몸을 부끄러워한다”고 진단한다. 그게 여자들 탓인가? 물론, 아니다.
“털 밀어라, 살 빼라, 무릎을 오므려라, 조신해라, 정숙해라, 월경은 불결하고, 질은 더럽다. 세상이 그렇게 말하잖아요. 여자의 몸을 부정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은 남성 권력적 사회죠.”
그의 말처럼 남성 권력은 몸을 통제한다. ‘고분고분한’ 여성을 만들어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생리대 광고는 줄기차게 “깨끗해요”를 외치고, 질 세정제는 ‘악취’를 유독 강조한다. 하지만 그는 외친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 아니라, ‘자궁’이라고!
여성에겐 오장육부가 아닌 육장육부
“여성에게는 자궁이라는 ‘당당한’ 신체 기관이 있어요. 여성은 오장육부가 아니라, ‘육장육부’를 가진 존재예요. 복부 깊숙한 곳에 생식기와 자궁을 내장하고, ‘다목적 지방(뱃살)’으로 그것을 소중하게 감싸고 있는 여성의 몸은 ‘최고급형’이에요(웃음).”
그렇듯 그는 남성 중심의 의료 관행을 집어던지고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의학 정보를 책에 담았다. 여성을 못 살게 구는 거짓 의학 상식이 참 많은 까닭이다. 그게 뭘까.
“유치원에서 성교육 어떻게 해요. 달리기 1등한 정자가 난자로 ‘침입해’ 아이가 생긴다고 하죠. 아니죠. 똑똑하고, 튼튼하고, 건강한 정자를 난자가 골라내는 거예요. 아이는, 정자와 난자의 ‘합작품’인 거예요. 여성을 쓸모 없는 것처럼 만드는 ‘폐경’이란 용어도 없어져야 해요. 여성의 임무를 완수한 거잖아요. 그래서 ‘완경’이죠. 인생 끝장난 게 아니에요. 이제부터 ‘명랑한’ 삶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여자만 건강해지면 그만인가. 그는 “여자'만' 건강해지자고 책을 쓴 건 아니”라고 말한다.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란다.
“가부장 문화 때문에 여자가 아파요. 그런데 남자도 아파요. 오히려 남자가 가부장 문화의 최대 피해자죠. 사망률이 괜히 높나요. 가부장 문화가 남자들에게 가정을 혼자 책임지라고 과도하게 강요한 결과죠. 서로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서로의 몸을 귀하게 여겨야죠. 앞으로 엄마들은 ‘독립남자’ ‘독립여자’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가부장문화의 피해를 대물림해서는 안 돼요.”
여성 신체 소중함 일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