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진영의 동북아전략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주장]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 속에서 통일 한국 가능성 열어야

등록 2004.05.31 17:16수정 2004.05.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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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동북아 상황은 매우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각 국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과거에는 단지 정치 군사적인 문제가 주 변수였지만 이제는 경제적인 문제가 주 변수로 등극하려는 변화의 시기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한반도의 병력을 감축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용산기지 및 휴전선 부근의 미군을 후방으로 이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역할은 단지 북한군의 남침을 막아내는 인계철선의 역할에서 오히려 동북아시아의 안정 역할을 맡으려 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세계 전략은 냉전 시기의 대 소련 봉쇄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스윙전략'이나 '유연반응전략' 또는 '1과 1/2전략' 또는 '2와 1/2전략'의 개념, 그리고 소련 붕괴 이후에 개념화된, 두 개의 전쟁 상황을 동시에 치러내는 '윈 앤드 윈' 개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세계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공공연하게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하고 세계 전략을 대 중국 봉쇄 정책에 맞추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서쪽으로는 티벳을 독립시켜 중국을 봉쇄하려 하고 서남으로는 베트남을 다시 이용하고 동남으로는 대만을 이용하여 봉쇄하려 한다. 미국은 중국의 동쪽으로는 일본에 주력 미군을 주둔시키고 한반도에 전초적 역할을 하는 미군을 주둔시키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의 후방 이전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대북한 방어력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중국과의 유사시 병력을 포진함에 유리하고 또한 중국이 한반도에 가지고 있는 기본전략에 대한 대비로도 당연한 것이다.

과거 중국은 한반도의 전쟁인 6·25 때 항미 원조를 명분으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도보로 넘어 한반도에 인해 전술로 들어 왔으나 지금은 한반도 유사시 서해안에 상륙주정을 이용한 해병전술로 넘어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미국의 병력 포진과 산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우리의 군 전문가들이 전략적 개념을 정확히 가지고 있겠지만, 민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과거의 군사 개념 즉 6·25 이후 거의 바뀌지 않은 한반도 방어의 군사적 개념과 틀만 가지고는 현재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문제로 삼아야 할 것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미군 병력의 포진 상황을 읽어내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역학 관계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내야 장래의 국가적 이익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가 단지 미군의 역할을 대북한 군사력 억지력으로만 보면 주변의 돌아가는 정황을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하고 국가 전략의 실패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주변은 미국과 중국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냉전시기와 같이 한반도의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소련과 미국만이라는 식의 개념으로는 미래를 개척해나갈 수가 없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미국 케리 진영의 동북아 전략을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다. 한정된 정보만으로 케리 진영의 동북아 전략을 정확히 읽어내기는 힘들지만 이런 추론을 해낼 수가 있다. 케리 진영은 "미국의 장래의 가상의 적은 단지 중국만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이야기는 바로 과거 태평양전쟁의 주역이었던 일본이라는 나라를, 단지 중국이라는 나라를 견제하기 위해서 재무장과 동시에 풀어 주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알다시피 일본은 중국 군사력 견제라는 명분으로 여러 잡다한 것들을 해내고 있다. 이미 이지스함의 건조나 보유는 말할 것도 없고 언제든지 핵무기을 보유할 수 있는 기술력과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거기다가 그동안 계속 문제라고 주장해온 헌법의 개정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미국에 대해서 '구밀복검'하고 있지만 언제 어떠한 상황이 도래할지 모른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제1 가상의 적이지만 그 가상의 적을 막기 위하여 일본을 풀어놓다가는 뒤에서 물리는 형국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거기다 이곳 동북아에는 러시아의 영향력도 배제할 수가 없다. 1864년에 구 러시아 제국이 시베리아 철도를 깔자 일본은 대단한 두려움을 느꼈고 이는 결국 러일 전쟁의 단초가 되었다.

현재 러시아는 KGB 출신의 강력한 대통령 푸틴의 지도 아래 개혁과 성장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 재정은 고유가의 석유대금으로 메워 나가고 있다. 이는 상당 기간 러시아의 재정을 메워줄 것이고 이는 러시아의 국력 신장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3대 강국의 세력 변화를 볼 때 과거와 같이 단지 대 중국 봉쇄라고 하는 단순 목표를 가지고는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그러면 과연 미국에서는 이러한 3개의 강대국을 어떻게 견제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우리도 이와 관련하여 인식의 커다란 틀을 깨야 하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한반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과거 냉전기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여 대리적 관계를 유지하여 긴장관계를 만드는 것이 미국의 대소련 봉쇄정책의 중요한 전략적 개념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3개국의 틈바귀에 끼인 한반도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미국의 영향력 내지는 동맹 하에 두면서 3개국을 동시에 견제하는 축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현재의 여러 국제적 정치 변수 상 여러 제약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장래 국익을 고려할 때 이는 미국으로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외교 및 군사전략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을 현재와 같이 적대적 관계로 놔두고 단지 남한만을 동맹하에 두어서는 위의 3마리 맹수들을 견제하기 힘들다. 그래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더욱 더 진전하여 통일된 남북한과 손을 잡는다면 미국의 장래 가상의 적들인 3개국의 중심에 강력한 동맹국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통일된 남북한은 주변국에 비하면 열세이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나라는 아니게 될 것이다.

먼저 인구만 하더라도 7500만 정도가 된다. 이 정도의 인구라면 대비가 조금 그렇지만 독일이 과거 세계대전을 일으킬 때 정도의 인구가 된다. 경제적으로 충분히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가 있다.

그리고 현재 북한의 경제개발 문제에 대해서 우려를 많이 하는데 북한의 경제 개발은 만에 하나 우리 정부와 힘만 합친다면 중국의 현재의 경제성장보다도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만들어낼 수가 있다(이에 대한 분석은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결국 미국은 세계전략을 주변 강대국들과의 힘과 세력 균형에 맞추어서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단초를 단지 겁을 집어 먹고 수구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능동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도 통일이 된다면 통일 한국은 주변의 강대국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미국과의 동맹을 필요로 한다. 원교근공의 외교 전략은 고래로부터 전래된 가장 정통적인 외교 개념이고 이것이 장래 통일된 또는 통일되는 과정에서의 우리의 외교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의 보수라고 하는 세력은 한미공조나 민족공조가 마치 적대적이거나 모순된 개념으로만 파악하는데 앞으로 변화하는 국제 관계 속에서는 오히려 두개의 개념이 통일되어야 한다. 이는 충분히 변증법적 통일이 가능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일부 학자들이 진작부터 논문 등을 통해서 발표해 왔지만 이제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정책으로 내세우게 된 것이다. 우리는 변화하는 주변상황의 변화를 주도 면밀하게 지켜보고 국가의 대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민족공조와 한미공조는 동시 병행적으로 이루어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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