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락 회의모습남교용
세이클럽 '울산 청소년 밴드[!]「즐기자 樂」'에 들어가면 후원자들의 이름이 끝없이 올라온다. 한가지 더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사람들의 이름마다 항상 꼬리말이 적혀있다. 간단히 감사의 인사와 함께 공연을 잘 하겠다는 말이 작게는 7개에서 10개는 족히 넘게 계속 올라온다.
후원명단에는 학생들과 쉽게 만날 수 있는 학교선생님이 대부분이고 자신의 과외선생님, 자주가는 문구점, 분식집 주인까지 후원받았다고 자랑하는 글도 간혹 보인다.
어떤 축제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후원이 아무리 많이 들어온다고 해도 사백만원이 넘는 공연비용을 마련하자면 부족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비용을 마련한다. 하루는 총기획자가 찾아와서 대뜸
"샘, 동구청장님 면담할 수 있습니까?"
"왜?"
"후원 좀 받으려구요."
거의 협박수준이다.
"혹시 하루나 이틀 정도 거리청소나 일거리가 있으면 좀 알아봐 주실래요? 단체로 일하고 즐락 비용 좀 벌어야 하는데 애들은 한 40명 될겁니다."
그저 어른들이 기획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모든 것을 회의하고 꾸미는 데서 그들만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락의 유래는 저항에서 시작 된다. 젊은 시절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단순히 저항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뜨거운 여름 그들의 열정이 기다려지는 것은 500명을 훌쩍 넘어선 후원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 | "꼭 성공할 수 있다" | | | [인터뷰] 2004 즐기자락 총기획자 손혜정(대송고)양 | | | | -어떻게 이 공연이 시작되었는지요? "홍성훈씨(청소년들에게는 짬이라고 불리운다. 재미있는 사람의 표현이라는 뜻)가 동구청소년문화의집에서 락 페스티발을 하는 밴드인들을 만났죠. 우리들을 보면서 자유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밴드인 스스로 기획하는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저희들에게 제안하였고 함께 시작했습니다. 처음 즐락때 아이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즐락을 전통화시켜 뿌리내리게 만드는 것이 세번째 즐락의 목표입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즐거웠던 일은? "기획팀과 각종 회의를 할 때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2004 즐기자락'이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칩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락에 대한 열정을 서로 확인할 때 그때 가장 행복합니다."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참가팀이 너무 많아요. 현재 확정된 팀은 하루에 10팀 총 20팀인데 어쩔 수 없이 참가할 수 없는 팀이 생길 때 가장 가슴 아픕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부 참가시키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이 문제죠. 우리의 기준은 아주 간단합니다. 실력이 아니라 락에 대한 열정을 표시하면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어요. 단, 순수아마추어 학생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음악을 하는 이유는? "고민이 많은 나이지만 특히 저는 심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나 자신이 갇혀 있을 때 견딜 수가 없어요. 음악할 때는 이 모든 것을 잊고 그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자신을 보면서 즐거워요.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죠. "
-누가 이 행사를 준비하나요? "즐기자락을 후원하는 사람 그리고 공연팀 기획팀 그리고 공연을 보는 사람들 그냥 지나가는 행인들까지도."
2004 즐기자락은 7월 31일, 8월 1일 저녁 7시부터 일산해수욕장에서 진행된다. 상품화된 문화가 아니라 자신의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행동하는 멋진 모습을 보고싶다면 당신도 100원 이상 후원금을 내고 올여름 일산해수욕장으로 오시라. 그러면 진정한 문화를 즐길줄 알고 만들어가는 젊은 밴드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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