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98

혈로(血路) (6)

등록 2004.11.22 14:56수정 2004.11.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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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후예>를 연재해왔던 제갈천 기자님께서 개인 사정으로 더이상 연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번 연재분을 마지막으로 연재가 중단됨을 알려드립니다.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 편집자 주

‘왕 총관, 무운(武運)을 빌어요. 그곳에서 만나요.’


‘예! 문주님도 조심하십시오.’

여옥혜와 왕구명이 전음을 주고받는 동안 보타신니와 백만근 천애화의 일행, 그리고 청타족 용사들과 정의문 수뇌부들이 눈짓을 주고받았다. 여차하면 튀어나가려는 것이다.

그들 가운데 정의수호대원들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자하두와 유라였다. 목에 베어지고, 창자는 물론 오장육부를 쏟은 채 죽어 있던 사라의 주검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으드드득! 반드시, 반드시 이 원한을 갚고야 말 것이다.”

나직이 중얼거린 자하두의 눈빛은 새파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유라라 하여 다를 바 없었다.


태어난 이후 지금껏 단 한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의 상실감은 자하두보다도 컸다. 그렇기에 순하디 순한 그녀의 눈에서도 원독에 찬 눈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놈! 이제 네놈의 목을 딸 시간이 되었다. 명년 오늘이 네놈의 제삿날이 될 것이니 어서 목을 길게 늘어뜨려라.”


“미친놈! 뭐가 어쩌고 어째? 야압! 죽어랏!”

왕구명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분통이 터진 맹후벽의 두 손이 허리춤에 닿았다 떨어지자 두 줄기 파공음이 들렸다.

쐐에에엑! 슈아아아앙!

버드나무 잎사귀처럼 생긴 두 자루 유엽비도(柳葉飛刀)는 크기와 길이가 각각이었다. 이것들은 각기 다른 궤도를 그리며 왕구명을 향해 쇄도하였다. 병장기가 하나뿐인 무인이라면 어떤 것을 먼저 막아야 할지 난감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왕구명에겐 한 쌍의 파천부가 있다. 그렇기에 어렵지 않게 떨굴 수 있었다.

팅! 탱!

“챠아아압! 죽어랏! 쾌섬(快閃)!”

유엽비도를 발출한 직후 수하로부터 무적도를 건네 받은 맹후벽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사실 두 자루 유엽비도를 날린 것은 왕구명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였다. 상대가 그것을 처리하는 동안 암습에 가까운 공격으로 숨통을 끊으려 하였던 것이다.

맹후벽의 최후 절초라 할 수 있는 쾌섬은 일체의 변식이 배제된 것으로 살수(殺手)들의 무공을 보고 만든 것이다. 빠른 경공술(輕功術)이 곁들여져야만 제 위력을 내는 이것은 속도가 생명인 초식이다. 그렇기에 이번 공격은 도저히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왕구명이 누구던가!

과거엔 일개 무부(武夫)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무공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마하는 성실성에 감복한 보타신니로부터 무리(武理)를 전수 받은 이후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할 진전을 보였다.

그렇게 일신(日新)하고 우일신(又日新)한 덕에 너무도 난해하여 도저히 익힐 수 없을 것 같던 파천부법의 후반부까지 완벽하게 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적도가 섬전의 속도로 쇄도하자 왕구명은 기다렸다는 듯 튀어 오르고는 허공에서 몸을 뒤집었다. 그와 동시에 두 자루 파천부 가운데 하나가 그의 손을 떠났다. 그것은 시커먼 먹장구름 속에서 번개가 내리쳐지는 것과 거의 흡사하였다.

“챠아앗! 일학충천! 비룡번신(飛龍飜身)! 출운섬전(出雲閃電)!”

빠직! 퍼억!

“케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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