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또 대학 총장 출신 교육부총리입니까?

왜곡된 교육현실 살필 수 있는 중등교육 현장 출신자 등용해야

등록 2005.01.05 17:07수정 2005.01.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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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교육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참여정부 2년간 대체 무얼 생각하며 교육정책을 이끌어 오신 겁니까? 아니,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의 정체는 대체 무엇입니까? 교육개혁은 아예 손도 대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이기준은 아닙니다. 아니, 애초에 대학 교수, 대학 총장이 왜 교육부장관이어야 합니까? 그것도 수많은 부패로 서울대학교에서 쫒겨나다시피 한 사람이 왜 개혁적인 학자로 포장되어야 합니까? 그것이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입니까?

대학교육의 능률과 현황이 죽을 쓰고 있는 이유가 과연 대학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고등학교에서 어떠한 직업 교육도 받지 못한 일반인문계열 고등학생들의 '점수 따라 대학 가기' 현상이 잦아들지 않는 한, 자신의 적성보다 점수에 질질 끌려다니는 수능정책의 근본적인 재구성이 없이 대학 교육을 개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장 사람들의 목소리는 조금도 없이, 그저 책상 앞에 앉아서 모든 것을 수치로 계산하는 사람들이 주도했던 교육이 지금까지의 교육정책입니다. 과연 그 교육에 희망과 미래가 있었나요? 교육부는 어느새 학생들을 석탄이라도 되는 양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되었습니다. 대학에서는 본 과목보다 토익, 토플 등 취업에 유리한 얘기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아이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대장염에 시달리면서 대학 입시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진로에 대한 희망과 꿈도 없이 그저 수능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뛰고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과연 전공에 대한 관심을 찾을 수 있습니까?

대학교육이 지금처럼 엉망진창인 이유를 고3 교실에서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국가 정책적으로 이러한 고려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옳은 교육정책입니까? 아닙니다. 차라리 '나쁜 교육정책'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실종되었습니다. 개혁을 표방하는 노무현 정부의 교육 정책에 '실패'라는 딱지를 붙이겠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교육정책 실종과 이해찬 1세대들의 실패를 보고도 아무런 학습을 하지 못하고, 1년 탈학교 5만명 시대에 대해 아무것도 체감하지 못하는 참여정부에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겠습니다.

인간성 없는 교육으로 생기는 엄청난 손실이 있었습니다. 바로 밀양 성폭행사건입니다. 점수에 찌들고 수치의 노예가 된 학생들에게 도덕성은 사치에 불과했습니다. 검거될 때조차 스스로 무얼 잘못했는지 하나도 몰랐던 이들이 바로 지금의 교육정책이 불러올 수 있는 너무나 확실한 미래입니다.


윤덕홍, 안병영에 이은 대학교수 출신 교육부총리.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책상의 목소리를 중시하는 교육정책. 과연 참여정부에 걸었던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는 어디로 간 건가요? 노무현 대통령님. 대답하십시오.

당신을 지지하고, 투표권이 없음을 한탄하면서 당신을 지지해 달라고 외쳤던 제 자신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저 같이 반쪽짜리 학력을 가진 사람도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처음의 포부에 감동하고 감탄하던 2년 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점수만이 만능인 수능제도는 그 모습을 조금 바꿨을 뿐 더욱 더 교묘한 점수 퍼즐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인간적 교육이 없는 속에서 밀양 여중생 성폭생사건이 일어났습니다. 0교시에 이은 -1교시, 아침 7시 등교, 저녁 12시 하교라는 살벌한 교육정책 속에서 아이들은 지금도 절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꿈을 거세하며 점수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고 있는 지금,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구호가 '국민소득 2만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부디 현장을 살피시기 바랍니다. 더 낮은 곳으로 향해 주십시오. 아이들은 인간성을 무시하는 무한 경쟁의 입시교육 속에서 오늘도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이런 현실을 개혁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를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현장을 개혁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셨나요? 허울 좋은 교육감 직선제, 교육지방자치화 등으로 얻은 것은 무한 경쟁과 초등학교 수우미양가 부활 뿐입니다.

부디, 교육부장관은 중등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을 뽑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태우 기자는 2002년 9월 고등학교를 자퇴, 지금은 중부대학교 인터넷경영학과 1학년 재학 중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태우 기자는 2002년 9월 고등학교를 자퇴, 지금은 중부대학교 인터넷경영학과 1학년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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