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쟁 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의 생존전략

<성공한 기업은 1원도 아낀다>를 읽고

등록 2005.01.26 19:11수정 2005.01.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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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젤란

"아껴야 잘 산다!"

자린고비의 말이 아니다. 또한 경기가 불황일 때만 유효한 이야기도 아니다. 자린고비처럼 무조건 지갑을 닫아서도 안 되고 경기가 불황일 때만 반짝 등장해서도 안 된다. 우선 이 말의 진의부터 파악하자.


이 말은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할 때만 투자하고 인정해야 하는 최소한의 리스크조차 일체 인정하지 않겠다는 소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비용 절감을 하자는 뜻이다.

즉, 쓸 곳에는 쓰고 쓰지 않아도 될 곳에는 쓰지 않는 것!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 것! 체계적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하다 보면 기업과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나 한계를 극복하는 고차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또 다른 비용 절감을 가져오는 사이클을 낳게 한다.

오늘날 경영자들이 벤치마킹하려는 대상 1∼2위에 항상 오르는 잭 웰치를 보자. 그가 한 일이 뭔가? '비용 절감'이었다. 덩치 큰 GE가 비용만 절감해도 그 결과는 엄청났다. 잭 웰치가 도입하여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인 식스 시그마(Six Sigma : 1백만 개 제품 중 불량이 3.4개)는 불량률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 불량률로 인한 손실을 가볍게 털어 낸 조치였다. 이를 통해 GE은 단순히 비용을 줄인 것뿐만 아니라 체질을 개선하는 값진 결과도 얻게 되었다.

GE뿐만 아니라 세계 일류급 기업들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비용 절감이라는 토대가 굳건히 받쳐주고 있다. 단순히 최고 품질, 업무 효율 증대 등에만 효과가 있고 비용 측면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 성공이란 단순히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한 기업은 1원도 아낀다>(게리 롱 지음/마젤란)는 이러한 기업의 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260가지의 전략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네 가지 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로운 대화가 비용 절감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서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해도 결코 생명력을 가지지 못한다. 또한 비용 절감에 대한 노하우 혹은 정보가 있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으면 사장되고 만다. 이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와 노하우,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실행하고 성과에 대해 칭찬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둘째,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의 벽이나 기둥에 비용 절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공시되고, 비용 절감에 대한 세미나 혹은 토론, 회의, 협의를 통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서가 나와도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괜한 시간만 허비한 꼴이다. 비용 절감에 대한 전사적인 노력이 기울어져야 하며, 이는 비단 현장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를 고무하고 관리하여 평가 및 보상을 결정하는 경영진에도 해당된다.


셋째, 경기가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행해나간다. 앞서 말했듯이 비용 절감은 이제 경기가 불황일 때 나오는 개념이 아니며, 단순히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한 단기적 관점의 개선이 아니다. 보다 고차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즉 기업과 조직의 구조적인 진화를 위한 기본 토대인 것이다. 반짝 특수가 오히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해악을 끼칠 수 있듯, 반짝 실행 또한 더 나쁜 결과만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성공 사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인간은 조건 반사적이며, 경제적 동물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해야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기업과 조직에 따라 그 칭찬과 보상의 기준과 범위가 다르겠지만, 각자의 형편과 문화에 맞게 하지만 반드시 만족스러운 기준과 범위를 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하려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눈앞의 이익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규모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비용 절감을 고려할 때 인건비를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리는데 이는 중대한 실책이다.

인력의 효율적 관리는 현대 경영에 있어 꼭 필요한 일이지만, 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에 목표를 둬야지 단기적 비용 절감에 둘 경우, 직원들의 반발, 사기 저하, 핵심 인재 유출 등의 문제가 연거푸 터지게 된다. 결국 비용 절감은커녕 더 큰 낭패만 보게 될 뿐이다. 즉, 핵심은 '비용 절감만을 위한 비용 절감'이 되어서는 결코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잭 웰치가 단순히 임금을 낮추거나 직원을 해고해서 비용 절감을 이루려 했다면 GE는 결코 부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효율성 재고의 관점에서 비용 절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비용 절감은 단순히 나가는 돈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으로 진화해나가기 위한 큰 틀에서 청사진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늘날 초경쟁적인 기업 환경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책은 소소한 내용부터 큰 틀까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여, 알고 있으나 실천하지 않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실용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는 비용 절감의 대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전사적으로 실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비용 절감에 대한 단세포적인 수준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만한 책이다.

성공한 기업은 1원도 아낀다

게리 롱 지음, 홍수원 옮김,
마젤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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